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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대미 무역흑자 역대 최대…트럼프 관세 표적 우려
기사 작성일 : 2025-02-06 13:00:57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2025.02.06[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무역전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1천235억 달러(약 178조원)로 전년보다 18.1% 증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대미 흑자 폭은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에 이어 4번째로 컸다.

특히 증가율이 중국(5.8%), EU(12.9%), 멕시코(12.7%)를 모두 추월, 대미 흑자 상위 4개국 중 베트남의 흑자 폭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중국, 멕시코 상대로 보편 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EU 상대로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따라서 베트남도 곧 트럼프 발 '관세 전쟁'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 소재 싱크탱크 하인릭 재단의 무역정책 전문가 데버라 엘름스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베트남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무역 적자에 집착하고 있어 베트남이 관세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트남은 멕시코와 함께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전쟁으로 혜택을 본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중국 기업들이 이들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겨 미국에 우회 수출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멕시코·캐나다에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이민·마약 등으로 인한 국가 안보 위협을 근거로 들었지만, 베트남은 이런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시장조사 기업 BMI의 시바 사야카 선임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기는 (중국 멕시코 등을 상대로 할 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정부는 무역 문제와 관련해 미국산 물품 구매 등을 통해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타협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뚜렷이 해 왔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달 22일 베트남의 막대한 대미 흑자를 재조정하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 보잉사 항공기를 구매할 것을 다시 약속했으며, 기타 미국산 첨단기술 품목 구매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부 차관도 지난해 11월 "베트남은 미국과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미국산 항공기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군사 장비, 인공지능(AI)용 반도체 등 미국산 고가품을 더 많이 구매해 대미 흑자 폭을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시바 애널리스트는 베트남의 수출은 삼성전자, 인텔 등 다국적 기업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줄이기 어려우며, 대신 대두·면화·육류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 관세를 낮춰 수입을 늘리는 방안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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