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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경에서 보이는 가자지구
[로이터 ]
김연숙 기자 = 지난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제3국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장악해서 개발하겠다고 밝힌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수십년간 충돌을 이어온 곳이다. 요르단강 서안과 함께 '중동의 화약고'로 불린다.
22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동예루살렘과 함께 팔레스타인 영토의 일부다. 약 360㎢ 크기로 이스라엘, 이집트, 지중해를 접하고 있다.
고대부터 무역 중심지였던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16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던 가자지구는 오스만제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영국의 위임통치를 받았다.
이때 영국의 이중적인 정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씨를 키웠다.
1917년 영국은 전쟁 승리를 위해 팔레스타인 땅을 고리로 유대인들에게 독립국 건설을 약속하는 '밸푸어 선언'을 했다.
영국은 1915년엔 아랍인들에게도 '맥마흔 선언'을 통해 1차대전이 끝나면 팔레스타인 독립을 보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중의 약속을 한 셈이다.
유럽에서 나치의 위협과 전쟁의 위험에 시달리던 유대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이미 이 땅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과의 갈등은 고조됐다.
전쟁 후 영국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유엔에 이관했고, 유엔은 1947년 분할 계획을 제시했다. 팔레스타인 땅의 56%는 유대 국가에, 44%는 아랍 국가에 할당하고 종교적으로 양측에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예루살렘은 별도의 국제 영토로 두자는 제안이었다.
아랍국가들의 강력 반발로 제안은 무산됐다. 유대인들은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다.
이후 이집트 등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공격, 1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이 승리하면서 팔레스타인인 75만명이 피란민 신세가 됐다.
이때부터 팔레스타인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랍인들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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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서안지구
[AFP 자료사진]
이후 1956년, 1967년, 1973년에 각각 2차, 3차, 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을 비롯해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이후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고, 양측 모두의 성지가 있는 동예루살렘을 서예루살렘에 병합해 수도로 삼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고, 차별정책에 불만이 폭발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무장봉기(인티파타)가 이어지며 분쟁은 격화했다.
1993년 이스라엘과 PLO가 맺은 '오슬로 협정'은 평화적 공존을 위한 좋은 기회였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이 협정은 양측이 서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공존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철수했고, 1994년 팔레스타인 자치가 시작됐다.
그러나 협정에 서명한 이스라엘 이츠하크 라빈 총리가 2년 후 극우파에 암살당하고, 이듬해 하마스의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이행이 지체됐다. 이후 초강경 우파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실패한 협상이 됐다.
오슬로 협정의 접근법인 '두 국가 해법'은 갈등 해결을 위해 여전히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방안 중 하나다. 조 바이든 전 미국 정부를 비롯해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이 원칙적으로 이를 지지해왔다.
그 실현을 위해선 유대인 정착촌, 이스라엘 내 극우파 강경론 등 풀어야 할 난제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및 이번에 그가 제시한 가자지구 구상으로 두 국가 해법의 성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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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한 호텔에 걸린 현수막
[AFP ]
그사이 가자지구는 점점 외부와 단절돼갔다.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하마스가 승리하자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서안지구는 PLO가 나눠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점령하자 봉쇄를 시작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 전쟁이 발발했고 현재 일시 휴전 중이다.
유엔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그리고 이웃국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에 팔레스타인 피란민을 위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