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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오른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 [ 자료사진]
송은경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는 다음 달로 예정된 고려아연[010130] 정기주주총회에 임시의장 선임과 자사주 전량 소각, 5∼17명 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영풍·MBK는 주주총회 의사진행을 맡는 임시의장 선임 관련 주주제안에 대해 "지난달 23일 불법적으로 파행된 임시주총의 전력을 비춰봤을 때 고려아연 경영진이 정기주총을 진행하는 경우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정기주총까지 파행시킬 우려가 존재한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자사주 소각은 최윤범 회장 측이 말로만 약속했을 뿐 실제 소각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전량 소각을 요구했다.
영풍·MBK는 "일반공모 유상증자, 상호주 의결권 제한 등 최 회장 측이 그동안 회사 자금을 동원해 자행한 여러 위법행위들을 보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처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수 차례 공시와 심지어 법정에서까지 소각한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특정 주주의 우호세력에 매각시키거나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훼손되고 회사와 회사의 기업지배구조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사업연도 결산 현금배당은 전년도 배당 성향에 준해 이뤄지도록 주당 7천500원을 제시했다. 중간배당금 합산시 주당 현금배당금은 1만7천500원으로, 2022년 2만원에 못 미치는 '합리적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의 전량 소각을 위해 자사주의 취득원가에 해당하는 2조777억원 상당의 임의적립금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반대했으나 최 회장의 강압에 의해 이미 자행됐으므로, 이를 수습하고 자사주 미소각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보유 자기주식의 취득원가에 상응하는 임의적립금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정기주주총회일로부터 1주일 내 전량 소각할 것을 제안한다"고 부연했다.
5∼17명의 이사 선임은 영풍[000670]이 청구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와 지난달 23일 임시주총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 결과에 따라 조건부로 안건을 상정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영풍의 법원이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에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의안에 대한 효력이 정지되는 경우, 오는 3월부로 임기만료가 되는 이사가 5명임을 고려해 영풍·MBK 파트너스 측 신규 이사 후보 5명(기타비상무이사 김정환·조영호, 사외이사 김태성·신용호·김철기)을 선임하도록 제안했다.
임시주총 소집이 허가되지 않고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의안의 효력이 정지되는 경우, 임기만료 등에 따른 이사 5명과 신규 이사 9명 등 총 14인(기타비상무이사 강성두·김광일, 사외이사 권광석·김명준·김수진·김용진·김재섭·변현철·손호상·윤석헌·이득홍·정창화·천준범·홍익태)의 선임 안건을 제시했다.
한편 영풍·MBK는 전날 고려아연이 공시한 잠정 실적이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8천18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당기순이익은 같은 해 4분기 적자전환해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22.1% 감소한 4천562억원을 기록했다.
영풍·MBK는 "2천억∼3천억원의 영업외손실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 관해서 고려아연에 추가 설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진행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외환거래 및 외화부채평가손실(약 2천700억원), 종속기업관계투자손실(700억원), 이자비용(300억원) 등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MBK는 "적자전환 실적에 대한 원인을 추궁해 나갈 계획"이라며 "적자전환이 최근 고려아연에 대해 실시된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와의 관련성이 없는지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로 6천324주(약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증여하기로 한 데 대해선 "규모를 고려할 때 직원들의 복리후생으로 판단돼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나, 더 이상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기주식 '처분'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사회의 단기차입금 증가와 4천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 결정에 대해선 "자승자박의 참담한 결과"라며 "회사의 단기차입금 증가 원흉이 바로 최윤범 회장의 자리보전을 위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였으며 이를 찬성했던 고려아연 이사진들은 단기차입금으로 인한 회사의 금전적, 재무적 피해에 대해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