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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복귀 희망 보였는데…" 트럼프 가자구상 탓 해운업계 좌절
기사 작성일 : 2025-02-09 19:00:56

작년 10월 1일(현지시간) 예멘 홍해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타는 유조선


[로이터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김연숙 기자 =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기간 소유,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이 1년 이상 이어진 혼란 끝에 홍해 항로 복귀에 대한 희망을 꺾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이후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해운업계에서는 홍해 항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중동 내 거센 반발과 함께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덴마크 운송회사 노르덴의 최고경영자 얀 린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중동의 혼란과 긴장 상황을 심화하고 홍해 문제를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티가 가만히만 있지는 않을 위험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후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세계 물류의 동맥' 가운데 하나인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해왔다.

이에 해운사는 홍해 항로와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시간이 최대 2주 더 걸리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했고, 운송 비용은 급증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9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휴전이 발효되자 미국과 영국 선박을 겨냥한 공격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를 미국의 테러조직 지정을 늦추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유화 메시지로 해석이 나왔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대한 압박의 일환으로 후티 반군을 외국테러조직(FTO) 명단에 다시 올릴 것이라는 전망했다.

해양 데이터 분석회사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발표 후 홍해로 들어가는 바브엘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는 1주일에 223건으로 전주보다 4% 늘었다. 이 중 약 25척은 이 해협을 아예 통과한 적이 없거나 2023년 이후 피해 왔다고 밝혔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의 관계자는 소수의 선박이 돌아오고 있지만, 다른 선박들은 아직 '안정성의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선주는 여전히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후티 반군이 약속을 철회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선박 자문업체 베스푸치 해양의 라스 옌슨은 "일주일 전만 해도 터널 끝에 희망이 보였다"며 "(지금은) 홍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줄었다"고 말했다.

덴마크 컨테이너 해운사 머스크의 뱅상 클레르크 CEO는 "몇주 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의심하는 한, 우리는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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