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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복귀 맞물려 이스라엘 첨단 스파이웨어 경계령
기사 작성일 : 2025-02-11 18:01:01


정적에 대한 사법처리 보복 방침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김계환 기자 = 정적에 대한 복수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맞물려 이스라엘제 첨단 스파이웨어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왓츠앱이 지난달 이탈리아 기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90명의 사용자가 이스라엘 보안업체인 파라곤 솔루션스의 스파이웨어인 '그래파이트'의 표적이 됐다고 발표한 이후 파라곤의 정부 고객들이 이 스파이웨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파이트는 성공적으로 배포되면 사용자 모르게 모든 휴대전화를 해킹할 수 있어 스파이웨어 운영자가 전화 통화를 가로채고 사진에 접근할 수 있으며 암호화된 메시지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시민사회에 대한 디지털 위협을 조사하기 위해 왓츠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토론토대학의 시티즌랩이 새로운 기술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그래파이트 관련 정보가 추가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파라곤은 그래파이트를 대테러, 마약 퇴치, 방첩 등 국가 안보 임무에 국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미국의 정책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파라곤 관계자는 언론인과 시민 사회 지도자를 불법적으로 감시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는 약관 내용 준수를 사용자들한테 요구하고 있으며 약관 위반에 대해서는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AE 인더스트리얼 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현재는 미국 소유의 회사라면서 모든 미국 법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깊이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파라곤은 왓츠앱의 지난달 발표 이후 약관 위반을 이유로 이탈리아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이폰도 뚫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산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이와 관련,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표현과 의견의 자유에 관한 유엔 특별 보고관으로 재직했던 데이비드 케이는 파라곤이 만든 종류와 같은 스파이웨어에는 "남용의 특별한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케이는 앞서 문제가 됐던 NSO 그룹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처럼 정부도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을 쉽게 피할 수 있다면서 이번 이탈리아의 경우도 남용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보안업체 NSO 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로, 외국 첩보기관이 타인의 휴대전화를 원격에서 몰래 통제하는 데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시작과 함께 정적에 대한 복수에 스파이웨어가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들에게 스파이웨어 사용을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전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의 정적에 맞서 정부의 힘을 사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을 이용해 내부의 적과 맞서 싸우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으며 자신을 조사한 검사들과 군 인사들 의회 의원들, 정보 요원들,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전직 관리들을 사법처리 대상으로 지목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NSO 스파이웨어가 외국 정부의 초국가적 탄압을 가능하게 하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2021년에 NSO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2023년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정부 기관의 스파이웨어 사용을 금지했다.

지난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파라곤과 1년 200만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 소식이 나왔지만 이후 계약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상태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연방수사국(FBI)이 NGO 그룹의 페가수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제한된 사용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국내에서 사용됐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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