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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휴대전화 걷을까 말까?…"수업 방해" vs "자율 장점"
기사 작성일 : 2025-02-13 20:00:32

울산시교육청서 열린 교내 휴대전화 사용 제한 원탁토론회


[촬영 장지현]

(울산= 김근주 장지현 기자 = "알림 소리가 수업에 방해되기도 하고, 집중도도 많이 떨어집니다." "휴대전화를 걷으면 긴급상황에 외부와 연락할 수도 없고 학교폭력도 심해질 것 같아요."

13일 오후 울산시교육청 별관 외솔회의실에 놓인 7개의 원탁에 30여 명의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 교사, 교육청 관계자들이 둘러앉았다.

이날 열린 '학교 내 학생의 건강한 휴대전화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공동체 원탁 토론회'에서는 교내 휴대전화 제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학부모·교사 테이블에서는 교내에서만큼은 휴대전화를 수거해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교내에서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과의존이 심해질 수 있고, 수업 중 집중력이 떨어지고 교우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토론회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중독에 빠지기 쉬운 어린 나이이다보니 휴대전화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휴대전화를 통해 불법 촬영이나 도박 같은 범죄에 빠져드는 경로도 많다"고 우려했다.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학생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대화가 단절되고 수업 참여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겪는 문제점을 토로했다.

반면 학생들은 일괄적인 휴대전화 수거가 정답은 아니라며, 각 학교와 학급에서 자율적으로 사용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사용하는 학생


[ 자료사진]

고등학생 조모 양은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는 소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휴대전화만 수거하는 것은 오히려 친구들 사이 빈부격차를 더 부각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일괄적으로 수거하는 것이 아니라 자제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중학생 김모 군도 "최근 학교폭력이 문제인데 휴대전화를 걷게 되면 왕따나 괴롭힘 등의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수업 시간에 모르는 내용을 검색하는 등 휴대전화 소지의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내외에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자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울산교육청이 발표한 '학교 내 학생 휴대전화 사용과 제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열렸다.

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수거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질문에 학생 중 52.5%가 '수거할 필요 없음'이라고 응답한 반면, 교원의 74.6%는 '수거 필요'라고 응답했다. 학부모 중 70.2%도 '수거 필요'를 선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6∼31일 온라인·모바일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초등학교 4학년 이상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 7천610명, 교원 1천903명, 학부모 5천49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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