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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정후 3번 타자 출전할 수도"…이정후 "타순 신경 안 써"
기사 작성일 : 2025-02-14 10:00:44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남직 기자 =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이정후가 3번 타자로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어깨 수술 재활을 마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이정후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 외에는 개인 목표가 없다"며 "타순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정해주는 자리에 설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머큐리 뉴스는 1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훈련 중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을 찾아 사령탑과 선수들을 만났다.

멜빈 감독은 "아직 이정후와 대화하지는 않았는데, 이정후가 개막전 톱타자가 아닐 수 있다"며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도 출루 능력이 좋다. 누군가 3번 자리도 맡아야 한다"고 '1번 웨이드 주니어', '3번 이정후' 조합을 제시했다.

지난해 6년 1억1천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며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는 5월 부상으로 낙마하기 전까지 팀의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했다.


수비 훈련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지난해 1번 타자로 135번 타석에 서 OPS(출루율 장타율) 0.642, 3번 타자로는 21타석에 서서 OPS 0.633을 올렸다. 한국에서 보여준 힘은 MLB에서 과시하지 못했지만, 공을 맞히는 능력은 증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정후의 콘택트율(스윙했을 때 공을 맞히는 비율)은 91.5%였다. 규정 타석을 채웠다면 루이스 아라에스(94.2%)와 스티븐 콴(92.8%)에 이어 MLB 전체 3위에 올랐을 것이다. 이정후의 8.2%의 삼진율은 아라에스(4.3%) 다음으로 좋았다"고 이정후의 강점을 소개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벌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어깨를 다쳤고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MLB 첫 시즌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장타율 출루율) 0.641이다.

클래식 스탯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세부 지표로 콘택트 능력은 증명했다.


타격 훈련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를 영입하며 "정교함을 갖춘 이정후가 팀의 1번 타자 고민을 지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루 능력을 갖춘 동료가 있다면 이정후의 정교한 타격 능력이 3번에서도 빛을 볼 수 있다.

머큐리 뉴스는 "웨이드 주니어는 2023년과 2024년 900타석 이상 선 타자 중 출루율 11위(0.376)에 올랐다. 힘이나 주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출루 능력은 좋다"며 "웨이드 주니어가 출루하고, 장타력을 갖춘 2번 윌리 아다메스, 정교한 타격을 하는 3번 이정후에게 기회가 이어지고, 맷 채프먼, 엘리오트 라모스가 득점권 기회를 맞이한다면 샌프란시스코 득점력은 상승할 수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했다.

이정후는 "나는 8번, 9번 타자로 뛰어도 괜찮다. 타순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멜빈 감독이 기용하는 자리에서 그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할 것이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이정후는 타격과 수비 훈련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이정후는 "건강한 모습으로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게 팀을 위한 일이고, 내 유일한 목표"라며 "수비도 (부상을 피해) 지능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후 존, 정후 크루' 홍보하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복귀를 반기며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금, 토, 일요일인 4월 4∼6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리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경기에서 142번 구역을 '이정후 존'으로 정했다. 이 구역 입장권을 사면 '정후 크루' 셔츠를 증정한다.

반응에 따라 홈 구장 주말 경기마다 '이정후 존'을 운영할 수도 있다.

이정후는 "팬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팬과 구단에 내가 어떤 선수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 모두가 기대하는 바에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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