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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F-35 스텔스기 어떻게 옮길까…분해해 육로 이송키로
기사 작성일 : 2025-02-16 07:00:31

F-35A


[ 자료사진]

김지헌 기자 = 공중에서 새와 부딪힌 뒤 비상 착륙하고 퇴역이 결정된 F-35A 스텔스 전투기 기체 운송 방안이 정해졌다.

16일 군에 따르면 현재 공군 서산기지에서 보관 중인 해당 기체는 이르면 상반기 중 분해 후 육로를 통해 F-35 운용 기지인 공군 청주기지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 F-35는 2022년 1월 4일 청주기지를 이륙해 비행하던 중 독수리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가까운 서산기지에 동체로 비상 착륙했다.

사고 직후 외관상 손상은 심하지 않았으나 정밀 조사 결과 기체는 물론 엔진과 조종·항법 계통 등 여러 부분의 손상이 확인됐고 수리 비용이 신규 구매 비용보다 높다는 추정이 나왔다.

대당 1천억 원이 넘는 전투기의 처리를 두고 고심하던 공군은 수리와 임무 재투입은 어렵다고 보고 2023년 말 결국 퇴역을 결정했다.

이후 정비사 훈련·교육용으로 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문제는 서산에 있는 날지 못하는 전투기를 모(母)기지 청주로 데려오는 방안이었다.

길이 15.7m, 높이 4.38m, 전폭 10.7m인 F-35A를 육상으로 옮기려면 동체, 좌우 날개, 좌우 수평꼬리날개, 수직꼬리날개, 엔진 등으로 분해해야 하는데 보안등급이 높은 F-35의 분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분해하지 않은 상태로는 1개 차로에 들어가지 않는 F-35A를 청주에서 서산까지 약 100㎞ 거리를 통제해가면서 싣고 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CH-53K '킹 스탤리온' 대형수송헬기에 해당 기체를 매달아 옮기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됐다.

CH-53K는 지상 이착륙형인 F-35A보다 조금 더 무거운 항공모함 탑재용 F-35C를 와이어로 연결해 매달고 날아가는 모습이 과거 공개된 적이 있다.

공군은 "공중 수송 방안을 미측과 심도 있게 검토했으나 제한 요소가 많았다"며 "육로 수송으로 변경했고, 이후 절차는 미측과 협조 중"이라고 전했다.

5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는 미국의 우방국들이 다수 운용하고 있으나 동체로 착륙한 사례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F-35를 분해해서 지상으로 옮기는 과정 역시 전례를 찾기 힘든 만큼 분해 및 이송 절차 검토 및 수립에 일정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고 당시 F-35에 충돌한 독수리는 무게 수 ㎏ 수준이지만, 비행하는 전투기와 충돌하면 수십 톤에 달하는 충격을 기체에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독수리가 F-35 기체 격벽(차단벽)을 뚫고 좌측 공기흡입구로 빨려 들어가면서 바퀴 등을 포함하는 랜딩기어가 파손됐고 한동안 통신마저 두절됐다.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종사는 서해 해안선을 따라 가까운 서산기지로 접근해 활주로에 동체로 착륙했다.

사고 직후 외관상 손상은 심하지 않았고 조종사도 이상이 없었으나 군이 미국 정부, 제작업체 록히드마틴 등과 정밀 조사한 결과 기체, 엔진, 조종·항법 계통 등 여러 곳의 손상을 확인했다.

수리 복구 비용은 약 1천400억 원으로 집계돼 통상적인 신규 구매 비용인 약 1천100억 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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