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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양보 요구' 美 보란듯 러시아 또 제재하기로
기사 작성일 : 2025-02-19 20:00:56

EU 깃발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원유를 밀수하는 일명 '그림자 함대' 등을 겨냥한 신규 제재안에 합의했다.

EU 27개국 대사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상주대표회의에서 16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 제재 패키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인 이달 24일 열리는 EU 외교장관회의에서 공식 채택될 예정이다.

EU 소식통에 따르면 서방 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하는 그림자 함대로 지목된 70여척이 추가 제재 대상이다.

러시아산 1차 알루미늄(primary aluminium)의 '단계적 수입 금지'도 포함됐다.

상한선을 정해 유럽 업체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일정 기간 허용한 뒤 이후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1차 알루미늄 수입 금지는 이전에도 논의된 적은 있으나 일부 회원국이 반대해 합의되지 못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이 밖에 러시아 은행 10여개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러시아의 제재 우회를 돕는 개인 및 법인, 러시아 언론사 등이 제재 명단에 추가된다.

EU 대사들의 이날 합의는 전날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 대러시아 제재 해제에 관한 언급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회담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EU도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기에 일정 시점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유럽이 종전협상에서 '패싱' 당해 불만과 우려가 커지는 터에 제재를 해제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해 EU를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16차 제재안 합의를 환영하면서 "크렘린궁(러시아)을 계속 압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신규 제재로) 러시아의 전쟁기계가 작동하게 하는 뒷구멍을 막을 것"이라며 "크렘린궁은 우리의 결의를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전날 공개된 유락티브 인터뷰에서는 제재가 러시아를 압박할 강력한 카드라면서 "러시아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내주 전쟁 3주년을 맞아 집행위원단 전원을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변함없는 지지를 과시하기로 했다. 미국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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