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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와이팜 엑스포] ③ 아들 이름 걸고 딸기 키우는 김용태씨
기사 작성일 : 2024-04-19 08:01:15

딸기 육묘 상황을 확인하는 김용태씨


[김용태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논산= 이주형 기자 = "우리 아들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딸기를 키워내겠다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와 농협중앙회가 19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공동 개최하는 'Y-FARM 엑스포 2024'에서 '청년농업인대상'을 받은 충남 논산시 우영베리굿팜 대표 김용태(39)씨는 "세 살배기 아들 우영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딸기인데, 아들이 좋아하는 딸기를 최고의 품질로 내놓고 싶어서 아들 이름으로 농장명을 짓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북 익산의 한 음료 제조업체에서 원료 담당업무를 했던 그는 원료 구매차 지역 농민들을 자주 만나면서 귀농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초 음료 제조업 창업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기간 어려움을 겪었고, '농사를 직접 해보라'는 농민들의 말을 듣고 귀농을 결심했다.

농사 짓는 처가를 자주 방문해 꾸준히 일손을 도왔던 탓에 쉽사리 허락받을 줄 알았지만, 막상 김씨의 뜻을 들은 장인장모는 "농사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크게 우려했다.

다행히 부인의 적극적인 응원이 있었고, 3년간 직장과 병행하며 농업교육포털 등 각종 온오프라인 강의를 들으며 관련 지식을 공부할 수 있었다.

이후 충남농업마이스터대학 청년 CEO 과정, 전북 김제 ㈜에스에프 아카데미 청년 귀농 장기 교육을 수료한 뒤 본격적으로 귀농하게 됐다.


충남 논산 우영베리굿팜 전경


[김용태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지난해 9월 본가와 가까운 논산에 정착했고, 토지 2천여평(6천600여㎡)에 5동 규모의 단동형 비닐하우스를 짓고 딸기 모종 3만 주를 심었다.

이론교육과 실습을 두루 경험했기에 자신감이 컸지만, 본격적으로 뛰어든 농사일은 육아만큼이나 고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배 농업인들보다 2주가량 앞당겨 서둘러 모종을 심었다가 시행착오를 겪는가 하면, 잿빛곰팡이병 등 병충해에 걸리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밤잠까지 설친 적이 수없이 많다.

적극적이면서도 예의 바른 성격에 김씨는 농촌사회에도 곧잘 녹아들었다.

지역 농업인 모임 활동을 이어가며 친목을 쌓고, 일손 품앗이를 주고받기도 했다.

언제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줬던 부인도 팔을 걷어붙이며 도왔고, 선배 농업인들도 김씨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모종을 심은 뒤 얼마 안 지나 아예 농장으로 들어와 버렸다"며 "24시간 농장에서 먹고 자며 키웠던 것이라서 첫 출하 당시 딸기를 포장하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설향 딸기 첫 출고를 시작한 김씨는 현재 막바지 출하 작업에 한창이다.

한 주 평균 200㎏ 이상의 딸기를 꾸준히 수확하며 이미 5천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납품 매장도 6곳으로 늘어났고, 입소문을 타 직거래 요청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선배들이 제 딸기 맛과 품질을 인정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논산은 국내 딸기 생산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라 더욱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아빠의 농장을 거니는 김우영 군


[김용태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올해도 고품질 딸기 생산에 주안점을 두고, 향후 무농약, 유기농 인증을 획득해 학교 급식에도 납품을 희망한다.

아울러 현재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진행 중인 교육도 잘 이수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에는 스마트팜 온실을 시공해 좀 더 우수한 재배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씨는 "딸기는 조금만 물러져도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비닐하우스 재배는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해마다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에, 최근에는 다른 농가들도 병충해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영농법인을 설립해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시설로 고품질의 딸기를 지속해 생산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영베리굿팜에서 갓 수확한 설향 딸기


[김용태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귀농을 앞둔 예비 농업인들에게 무엇보다 끈기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매출에 대한 허황한 꿈만 믿고 왔다가, 걱정만 안고 떠나가는 사람들도 많다"며 "작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끈기 있게 도전한다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계속해서 성장할 기회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딸기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농업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해 예비 귀농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자로 성장하고 싶다"며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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