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카드 앞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컴카드 뒷면, 컴화투 뒷면, 컴화투 앞면. [강원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 박영서 기자 = 형광물질을 칠한 카드와 특수카메라, 무선 송수신기를 활용해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꼬리가 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도박 설계자 등 40∼50대 4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카드 뒷면에 숫자나 모양 등을 표시한 뒤 특수물질을 발라 제작한 일명 '표시목'으로 불리는 컴카드와 컴화투를 활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속초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는 A(44)씨로부터 도박 장소를 제공받아 천장 화재감지기 안에 형광물질이 발린 컴카드와 컴화투를 볼 수 있는 소형 특수카메라를 설치했다.

'컴기사'로 불리는 인물이 인근 숙박업소에서 특수카메라를 통해 도박 참여자들의 컴카드 뒷면 숫자와 모양을 확인한 뒤, 무선수신기를 귀에 꽂고 도박에 참여한 '컴선수'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수법으로 지난 1월부터 2개월간 16차례에 걸쳐 피해자 11명을 속여 약 2억원을 가로챘다.

사기도박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피해자 조사와 혐의 입증자료 확보 등 끈질긴 추적 끝에 3∼4월 피의자들을 속초, 강릉, 경기 양평, 서울에서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 중 사기도박 설계자 B(44)씨, 컴기사 C(52)씨, 컴선수 D(44)씨는 사기죄로 구속했으며, A씨에게는 도박공간개설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들 모두 검찰에 넘겼다.

피의자들은 친구 또는 지역 선후배 관계로, 범죄수익금은 인터넷 도박자금 또는 도박 빚을 갚는 데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도박 범죄 등에 대해 형사기동대를 적극적으로 투입해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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