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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염종식 국제협약' 정부간 4차 협상 '빈손' 마무리
기사 작성일 : 2024-04-30 18:01:01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 자료사진]

이재영 기자 =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고자 개최된 제4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정부는 캐나다 오타와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시작한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4차 정부 간 협상위가 30일 오전 2시 종료됐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4차 협상위에서는 직전 협상위 때 논의를 바탕으로 유엔환경계획(UNEP) 협상위 사무국이 마련한 '수정 초안'(Revised Draft)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으나 쟁점에 대한 각국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종료됐다.

국제사회는 2022년 제5차 유엔 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협의가 진행 중인데 산유국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작년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진행된 3차 협상위 때부터 성안을 위한 진전이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3차 때 작성된 수정 초안은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다른 입장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쳐 기존 초안보다 후퇴한 '초안의 초안'이라고 비판받았다.

유럽연합(EU) 등 플라스틱 생산보다는 소비가 많은 국가나 환경단체는 대체로 석유에서 뽑아내는 1차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규제 대상인 플라스틱에 대해 생산·판매·유통·수출입 금지 등 의무를 설정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4차 협상위 막바지에는 60여개국 이상이 협약에 플라스틱 생산 상한선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 페루와 르완다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량을 2040년까지 2025년 대비 4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와 르완다는 EU, 노르웨이, 가나 등과 함께 플라스틱 협약에 힘을 싣는 '계파'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대망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HAC)에 소속돼있다.

산유국과 정유·화학업체들은 협약이 1차 플라스틱 감축보다는 '플라스틱 재사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전 세계적 목표'를 설정하는 데도 반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4차 협상위에 화석연료와 화학업계를 대리하는 로비스트 196명이 등록해 활동했는데 이는 EU 대표단(180명)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한국은 HAC에 소속돼있고 마지막 협상위인 5차 협상위를 유치한 국가이지만 협약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생산과 소비 모두에서 다섯손가락에 꼽힐 정도인 플라스틱 다생산·다소비 국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4차 협상위에 외교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관계자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을 파견했다.

정부대표단은 협약 성안을 위해 협력의 정신을 발휘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과학적 접근에 기반해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협약 이행을 위한 효과적인 제도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4차 협상위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오는 11월 25일부터 부산에서 진행될 5차 협상위가 더 중요해졌다.

각국은 5차 협상위 전까지 전문가 그룹을 통한 회기 간 작업으로 협약 성안에 필요한 규제 대상 선정과 정의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향후 협약이 성안됐을 때 문안에 대한 법적 검토도 '법률 문안 그룹'에 위임해 신속히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5차 협상위에서 협약이 성안되면 각국이 협약에 서명하는 외교전권회의가 열리게 된다. 르완다-페루(공동개최), 에콰도르, 세네갈 등이 이 외교전권회의 유치전에 나섰다고 정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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