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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 집 기름'…경찰, 침전물 섞인 경유 판 업주 송치
기사 작성일 : 2023-01-12 15:01:12
경유 주유(CG)


위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TV 제공]

(남원= 정경재 기자 = 그 집 기름은 분명 이상했다.

주유하고 도로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엔진이 덜덜 떨리더니 이내 시동이 꺼지기도 했다.

화가 난 차주들은 그 주유소를 다시 찾아 항의했다.

기름에 이물질을 섞어 파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돌아오는 답은 "맹세코 그런 일은 없다"였다.

추석 명절에 십수 대의 차가 같은 일을 겪자, 전북 남원시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국석유관리원도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했다.

확실한 건 특정 주유기에서 경유를 넣은 차에만 이상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분석 결과는 뜻밖이었다.

여타 주유소에서 파는 경유에 섞이지 않은 물과 침전물이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곧장 같은 증상을 겪는 차량 대수를 파악했다.

초기에는 10여 대의 차량으로 알려졌으나 수사가 이어질수록 그 규모는 30여 대까지 늘었다.

경찰은 두 가지 의문을 품었다.

주유소가 경유에 침전물을 섞었는지와 기름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 팔았는지 여부였다.

이 주유소에서 경유를 넣은 차량에 이상이 생긴 것은 분명했지만, 고의가 없다면 처벌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일단 첫 번째 의문은 판단이 어려웠다.

업주가 모든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는 상황에서 경유 탱크에 불상의 침전물이 섞인 경로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두 번째 의문은 비교적 명쾌하게 해소됐다.

최초 차량에 이상이 생긴 운전자가 항의했음에도 업주가 영업을 계속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당시 업주가 품질에 이상이 있음을 인정하고 주유기 작동을 멈췄다면 피해 확산은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4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업주를 검찰에 넘기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12일 "수사와 관련해 구체적 진술이나 경위를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관련 증거물 분석과 법리 검토를 거쳐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송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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