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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삶은 고사리는 데친 고사리와 달리 면세 대상 아니다"
기사 작성일 : 2024-02-05 08:00:18

고사리


[ 자료사진]

권희원 기자 = 상당 시간 가열 과정을 거친 '삶은 고사리'는 '데친 고사리'와 달리 수입할 때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중국으로부터 농산물을 수입해 판매하는 무역업자 A씨가 서울세관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등 부과처분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중국에서 고사리 1천200여톤(t)을 수입하면서 품명을 '데친 고사리'로 수입 신고해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세관은 A씨의 수입 물품이 '데친 고사리'가 아니라 '삶은 고사리'에 해당하고 1∼2㎏ 단위로 포장돼 소매 판매되고 있어 부가가치세 면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부가가치세 2억4천219만원과 가산세 2천166만원을 부과했다.

부가가치세법은 가공되지 않은 식료품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품목의 수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데, 건조·냉동·염장 등 원 생산물 본래의 성질이 변하지 않은 정도의 1차 가공을 거친 식료품까지 여기에 포함한다.

데친 채소류 등 단순가공 식료품의 경우 포장 단위 그대로 공급하는 경우 면세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단순 운반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포장한 경우에는 면세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A씨는 데친 고사리와 삶은 고사리를 구분하는 특별한 기준이 없음에도 세관이 근거 없이 수입 물품을 삶은 고사리로 판단했고, 단순히 운송의 편의를 위해 포장한 것일 뿐 소매 판매할 목적으로 포장한 것이 아니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수입한 고사리가 "60∼80℃ 온도의 물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상당한 시간 동안 가열하는 과정을 거친 후 보존·살균 처리된 제품"이라며 "단순한 1차 가공만을 거친 데친 채소류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수입 시 포장된 형태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됐기 때문에 단순히 운반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포장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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