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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르코스, ICC '마약과의 전쟁' 조사 거부 방침 재확인
기사 작성일 : 2024-03-14 15:00:56

공동 기자회견 하는 독일·필리핀 정상


(베를린 AP=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오른쪽)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상호 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03.13

(하노이= 김범수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수천 명의 희생자가 나온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14일 현지매체인 ABS-CBN에 따르면 독일을 방문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총리와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그러면서 "숄츠 총리에게 우리가 ICC 조사를 수용하지 않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 범죄 대응에 많은 변화가 생겼으며 이제는 예방과 재활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자 숄츠 총리도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ICC는 2021년 9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 필리핀 정부가 벌인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검사실의 정식 조사를 승인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같은 해 11월 자체 실태 파악을 이유로 조사 유예를 신청하고 지속해 이의를 제기해 ICC 조사는 진척되지 않았다.

그러나 ICC 카림 칸 검사장은 지난해 7월 18일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조사를 다시 시작하도록 허가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곧바로 수용 불가 입장을 드러냈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은 "ICC는 필리핀에 대해 사법권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그들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마르코스의 전임인 두테르테는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격을 가해 용의자 약 6천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필리핀 정부는 집계했다.

이에 비해 ICC 측은 사망자 수가 1만2천∼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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