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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공영주차장 점령 캠핑카…아라뱃길 '얌체주차' 몸살
기사 작성일 : 2024-03-19 08:00:30

경인아라뱃길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캠핑카·버스


[촬영 김상연]

(인천= 김상연 기자 = "차 댈 곳이 없어서 얼마나 헤맸는지 몰라요."

지난 14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 공영주차장.

24시간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 주차장에는 각종 캠핑카와 중대형 버스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일부는 보란 듯이 주차선을 넘어 '2칸 주차'를 해뒀고 방문객들은 빈자리를 찾지 못한 채 운전대를 돌렸다.

당시 총 31면짜리 주차장에는 캠핑카·카라반 11대와 버스 5대 등 16대가 모두 18면을 차지한 상태였다.

여기에 장애인 주차구역 2면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11면에 불과했다.

아라뱃길 방문객들은 일부 캠핑카 차주 등이 공용 공간을 독점해 장기 주차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계양구 작전동에 사는 70대 박모씨는 "날씨가 풀려서 친구와 산책하러 왔다가 주차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캠핑카 때문에 주차가 불편한 것은 물론 시야 확보가 어려워 상당히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서구 검단신도시에 사는 강모(62)씨는 "1주일에 3∼4번 정도 아라뱃길을 방문하는데 항상 비슷한 풍경"이라며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알박기'하는 차주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라뱃길을 따라 조성된 다른 공영주차장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 주차장에서는 전체 18면 중 12면을 캠핑카와 카라반이 점유하고 있었고, 인근 노상주차장에는 대형버스 4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기도 했다.


경인아라뱃길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버스


[촬영 김상연]

봄철을 앞두고 야외 나들이객이 점차 늘면서 아라뱃길 내 주차 불편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서구 민원 게시판에는 '아라뱃길 주차장 사유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민원인은 "캠핑카 무덤인지, 관광버스 무덤인지 차를 세우고 공원 산책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모두가 이용해야 할 주차장을 자기 집 차고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을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현재 계양구와 서구에 걸쳐 있는 아라뱃길 일대 공영주차장 20곳 중 노외주차장 8곳에 주차 관제기를 설치해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차장 유료화와 함께 관리 체계를 구축해 장기 방치 차량을 최소화하고 주차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노상에 조성된 나머지 주차장 12곳은 유료화 사업에서 제외돼 실질적인 장기 주차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인천시는 올해 7월 '주차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에 맞춰 장기 주차 강제 조치 계획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무료 공영주차장에 1개월 이상 고정 주차한 장기 방치 차량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차량 이동을 명령하거나 견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시 관계자는 19일 "지자체에 강제 견인 권한이 주어지는 것에 맞춰 세부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7월부터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캠핑카


[촬영 김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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