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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기억해달라" 부친 희생보상금 기부
기사 작성일 : 2024-03-22 15:01:20

(제주= 고성식 기자 = 제주4·3 당시 부친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은 구순의 할머니가 희생자 국가 보상금 일부를 제주4·3평화재단(이하 재단)에 기부했다.


4·3희생자 보상금 일부 기부한 홍을생 할머니(앞줄 가운데)


[제주4·3평화재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22일 재단에 따르면 제주시 조천읍에 사는 홍을생 할머니(90)는 21일 재단을 방문, 보상금 일부를 재단에 기탁했다.

홍 할머니는 14살 소녀였던 4·3 당시 부친이 토벌대에 의해 희생됐다.

홍 할머니는 부친 사망 이후 어린 나이에 국수 공장에서 날품을 팔아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

홍 할머니는 2020년 동백나무 3그루를 구입해 4·3평화공원에 기증했고 딸과 함께 뜨개질로 만든 동백 꽃다발을 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재단 측은 홍 할머니의 이 같은 기증에는 4·3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이들의 넋을 달래고 평화를 기원하고자 하는 마음에 담겼다고 전했다.

홍 할머니는 "4·3이 잊히지 않도록, 후대에 널리 알리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기부금을 좋은 곳에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종민 재단 이사장은 "보상금을 흔쾌히 기탁해 주신 어르신의 뜻을 잘 받들어 4·3의 세대 전승을 위해 귀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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