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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부국도 지원 주저…유엔 팔 난민기구 유명무실해지나
기사 작성일 : 2024-03-26 18:01:14

인도주의 참사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한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연루 의혹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중동 국가에서마저 충분한 자금 지원을 받아내지 못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최근 지원금 촉구를 위해 중동을 직접 방문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8천500만 달러(약 1천140억 원)를 모금하는 데 그쳤다.

현재 이 기구는 작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일부 서방국들로부터 지원이 끊긴 상태다.

UNRWA가 이번에 중동을 돌며 거둬들인 금액은 작년에 미국에서만 4억2천200만 달러(약 5천600억 원) 규모 지원금을 제공받은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올해 추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면 UNRWA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도주의 활동을 축소해야 한다고 UNRWA 측은 설명했다.

라자리니 집행위위원장은 "우리(UNRWA)는 근근이 운영되고 있다"며 "추가 자금이 없다면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타마라 알리파이 UNRWA 대변인도 "미국이 자금 지원을 재개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으로도 (자금)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 없다"며 "UNRWA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장기적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UNRWA는 가자지구 등지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하고 직원 3만여 명에게 급여를 제공하는 데 연간 14억 달러(약 1조9천억 원)를 지출한다.

이스라엘이 UNRWA 소속 일부 직원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국제사회가 줄줄이 지원금 제공을 보류하면서 자금난에 빠졌다.

최대 지원국인 미국은 2024년 회계연도 본예산에 2025년까지 UNRWA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UNRWA에 두 번째로 많은 지원금을 제공하던 독일도 올해는 자금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UNRWA는 하마스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직원들을 해고한 데 이어 곧장 자체 조사에 착수했고, 유엔도 독립 조사단체를 임명해 사실관계 규명에 나섰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UNRWA가 가자지구 전쟁의 지속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 단체와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인도주의 참사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UNRWA는 1948년 전쟁으로 집과 생계 수단을 모두 잃은 팔레스타인인들과 그의 후손을 난민으로 규정하고 지원한다.

이스라엘의 국가 수립에 따라 설립된 UNRWA는 특정 지역의 특정 그룹 난민만을 지원하는 유일한 유엔 기구가 됐다.

UNRWA는 가자지구 내 구호물자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을 건축하고 공공서비스를 공급해 주민 삶을 떠받친다

현재 위기에서 가자지구에 반입되는 식량 등 구호품은 어느 나라에서 왔든 UNRWA 측 트럭과 창고, 일꾼을 통해 분배된다.

UNRWA가 붕괴할 경우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위기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주민 110만 명이 재앙적 굶주림 상황에 처했다고 지난주 경고했다.

최근 유엔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명 전체가 국제사회가 분류하는 급성 식량 위기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식량부족 사태는 심각성에 따라 정상(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재앙·기아(Catastrophe·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한다. 3단계 이상을 급성 식량위기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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