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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미세 진동도 모으고 키워 전기로 쓴다
기사 작성일 : 2024-03-27 13:01:22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제작한 메타물질의 성능 이미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정찬욱 기자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김미소 교수팀과 함께 미세 진동을 좁은 영역에 가둬 증폭하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버려지는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의 하나로, 생산 전력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열이나 진동 외에도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이 있지만, 기상 조건과 지형에 따라 전력을 생산할 수 없거나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언제 어디나 존재하는 진동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환경적 제약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24시간 내내 일정한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나 혈압·혈당을 실시간 측정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미래 전력원으로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진동 에너지의 생산 전력량이 낮고 생산 비용은 많이 들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물질은 물질 내부로 들어온 미세한 진동을 가두고 축적해 45배 이상 증폭한다.

연구진은 메타물질을 적용한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기존 기술보다 네 배 이상 큰 단위 면적당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진동을 일시적으로 가두는 표면형 메타물질을 이용해 진동을 축적하고 증폭하는 데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메타물질은 성인 손바닥 면적 정도로 작고 얇은 평면 구조로 제작, 진동이 발생하는 곳이 어디든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부착하는 대상의 구조에 맞게 변형도 가능해 고층 빌딩·교량의 손상을 점검하는 진단 센서부터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소형 바이오 센서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승홍민 선임연구원은 "메타물질은 일반 센서로 측정이 어려운 초미세 진동을 크게 증폭함으로써 차세대 고정밀·고민감도 센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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