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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 나선형 정렬 자기장 구조 포착
기사 작성일 : 2024-03-27 23:01:11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 질량 블랙홀 편광 영상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정찬욱 기자 =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관측으로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의 편광 영상을 새롭게 공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공동연구진이 우리은하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나선형으로 정렬된 자기장 구조를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영상은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사상 최초로 편광 관측한 결과다. 주변 자기장에 의해 빛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돼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빛은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며 이동하는데, 이때 빛이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경우 이를 편광됐다고 한다.

블랙홀 주변 플라스마에서는 입자들이 강한 자기장에 따라 움직이며 이러한 입자들이 방출하는 빛은 자기장 방향에 수직이다.

따라서 편광된 빛을 관측해 블랙홀 주변 자기장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국제 공동연구진은 2021년 거대 은하 'M87' 블랙홀의 자기장 구조를 포착했고, 이로부터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제트라고 불리는 강한 물질 분출류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M87 은하 중심부 초대 질량 블랙홀의 편광 영상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관측한 우리은하 블랙홀의 자기장 구조도 M87 자기장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M87과 같은 제트 분출류가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에도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조일제 한국천문연구원·연세대 박사후연구원은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은 M87 은하 중심 블랙홀과 달리 제트의 존재가 아직 관측으로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제트를 검증하기 위해 우리나라 연구자들 주도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및 동아시아 초장거리 간섭계 네트워크(EAVN)를 사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책임연구원은 "두 초대형 블랙홀이 전혀 다른 형태와 크기를 가진 은하에 속해 있고, 두 블랙홀의 질량과 크기가 약 1천500배 차이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자기장 구조가 다른 블랙홀에서도 동일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고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다음 달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활용해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다시 관측할 예정이다.

이번 관측부터는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도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정태현 KVN 그룹장은 "이전까지는 관측된 데이터 분석과 연구에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면 이번부터는 KVN이 직접 관측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고주파수 대역 관측 성능이 우수한 KVN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더 선명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의 숨겨진 제트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레터' 이달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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