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연합시론] 막말·내로남불 파동, 사과하고 버티면 될 일인가
기사 작성일 : 2024-04-03 17:00:02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 [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가 과거 유튜브 채널에서 해방 후 이화여대 학생들이 당시 김활란 총장의 요구로 미군들에게 성상납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했다. 이화여대가 성명을 내고 본교와 구성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공식 사과와 함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자 뒤늦게 반성문을 내놓은 것이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군 장교 시절종군위안부들과 성관계를 했을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김 후보는 앞서 일부 학자의 언급과 언론 보도를 들어 자신의 주장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공방을 벌이다 민주당 선대위의 권고가 있자 태도를 바꿨다.

비록 과거 언급이었다고 하더라도 김 후보의 발언은 공직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심케 만들 정도의 막말임이 분명하다. 일부 군 위안부 단체들은 3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김 후보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성적 도구, 성적 노리개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아프게 들어야 한다.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과거 처신도 논란이다. 양 후보는 대부업체로부터 거액을 빌려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뒤 새마을금고에서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 채무 상환에 썼다. 양 후보는 편법대출이라고 강변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주택 구입 목적으로 대출받았다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의 현장 조사가 속도를 내는 만큼 대출의 불법성 여부가 곧 가려질 것이다. 다만, 조사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양 후보가 거액의 사업자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강남 아파트를 장만했다는 점만큼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양 후보는 "사기라고 한다면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며 사기대출로 몰아가는 언론사와 싸우겠다고 한때 주장하기도 했다. 민의를 받드는 공복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국민 앞에 고개를 더 숙이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바른 처신일 것이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박은정 전 검사는 변호사인 남편이 검사장 퇴직 후 다단계 사기 사건 변호를 맡아 22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이 논란이 되자 "전관예우를 받았다면 160억원을 벌었어야 했다"며 되레 공박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 때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찰했다는 이유로 정권 교체 후 부당한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불의에 항거하다 사표를 낸 검사였다는 사람이 별일 아니라는 듯 '160억원'을 입에 올리고 있으니 언행 불일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여론의 질타 속에서도 야당은 논란의 본질을 애써 회피하고 있다. 선거일까지 버티면 된다는 심산 아닌가. 일부 여론조사 추이를 근거로 '절대 과반 압승' 예측에서 심지어 '개헌선 확보' 기대까지 나오니 오만해진 것인데, 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사례를 거론할 필요 없이 여든 야든 오만하게 비치면 국민은 회초리를 들기 마련이다. 야당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단순한 사과만으로 민심을 달랠 수 있겠는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