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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공의 사직교사' 의협 수사 숨고르기…혐의 적용 고심
기사 작성일 : 2024-04-08 13:00:31

경찰 출석한 주수호 의협 회장 후보


임화영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후보인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25

윤보람 기자 = 전공의 집단사직을 부추긴 혐의 등으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의협) 간부들을 수사하는 경찰이 업무방해 등 구체적인 혐의 적용을 놓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대상인) 의협 전현직 간부 등 6명을 적게는 한 차례, 많이는 다섯차례 조사했고 진술한 내용을 분석·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단계"라며 "전공의에 대한 수사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판단한 뒤 수사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무방해의 정범이 없는 상황에서 의협 간부 등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의협 간부들에 대한 추가 조사 여부에 대해선 "조사할 사안이 있으면 해야겠지만 현재는 소환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또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고발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고발 계획은 제가 알기 어렵고, (고발)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전공의 직접 인지수사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지금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가지고 분석 작업과 법리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현 단계에선 의협 간부들의 업무방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경찰이 고심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경찰은 의협 간부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한 것으로 본다.

반면에 의협 간부들은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에 나섰을 뿐 교사나 방조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혐의를 입증하려면 의협 측과 전공의들 간 교류나 위력 행위가 있었거나 의협 측의 말과 행위가 전공의 집단사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행동에 나선 정범인 전공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방조범에 해당하는 의협부터 수사하면서 이 같은 혐의 입증이 어려워졌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이날 조 청장은 수사에 어려움이 있지 않으냐는 질의에 "송치가 어렵다거나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소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에도 "수사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압수수색을 통해 문제가 되는 글을 게시한 21명을 특정한 후 조사 중이다.

이 가운데 전공의 집단행동 지침을 작성해 SNS 등에서 퍼뜨린 군의관 2명은 이미 조사했거나 이번주 조사할 예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중보건의 명단을 유출한 현직 의사와 의대 휴학생도 1차 조사를 마쳤다.

조 청장은 "집단행동 지침을 만든 목적 및 유통 경로, 제3자 관련성과 공보의 명단 입수 경위, 유출 목적 등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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