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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톺] '반전 드라마' 쓴 코스피…외국인 악재 딛고 폭풍쇼핑
기사 작성일 : 2024-04-11 18:00:15

외국인 주식시장 순유입 (PG)


[박은주 제작] 일러스트

이민영 기자 = 11일 코스피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와 미국 물가지표 충격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인 덕에 대반전을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07% 오른 2,706.9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0.14% 내린 858.10을 기록했다.

전날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밸류업 정책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데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이날 국내 증시는 하락 압력이 높았다.

실제로 장 초반에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낙폭이 커졌다.

특히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분류되는 금융주들의 줄줄이 하락하면서 코스피는 한때 1.6% 하락해 2,660선을 위협받았다.

그러나 장중 발표된 한국 수출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외국인들이 반도체, 자동차주 등 수출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코스피는 낙폭을 줄여나갔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가 장중 반등해 0.60% 오른 8만4천1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000660]도 3.01% 올라 18만8천400원을 나타냈다.

한미반도체[042700]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용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까지 겹쳐 6.62% 올랐다.

자동차주 중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5.70%, 3.43% 올랐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5천640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1천440억원 사들이며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3위와 4위는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로 각각 1천210억원, 500억원 사들였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4월 수출 통계가 반도체와 자동차주 등 수출주 중심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상승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3월 CPI가 상승한 점도 한편으로는 경기 회복을 나타낸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큰 수혜 국가를 반도체 중심의 한국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부산=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부산항이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의 3월 수출이 작년보다 3.1% 증가하면서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17억달러로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컴퓨터 등 4대 정보기술(IT) 분야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모두 동시에 플러스를 나타냈다. 2024.4.1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64억4천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45.5% 늘었으며 최근 두 달 연속 줄어든 승용차 수출액은 이달 들어 8.6% 반등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저PBR주에 대한 끈도 놓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물산[028260]을 120억원 순매수했으며 기업은행[024110]과 삼성생명[032830]도 각각 80억원, 40억원 담았다.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밸류업 정책 추진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으나, 장기적인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해정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내용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고 길게 봐야 할 부분이라 외국인들의 기대감이 조금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압승을 거둔 민주당도 기본적으로 상법 개정과 물적분할 금지 등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입법·규제를 옹호하고 있다"며 "소액주주 증시 참여가 확대되며 나타난 결과가 사실상 밸류업 정책이라고 본다면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중기 방향성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에는 미국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12일 국내 증시는 이들 이벤트를 소화하며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 3월 PPI와 근원 PPI 반등 지속을 감안한다면 증시는 미국 물가 불안,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달러 강세는 엔화, 위안화 강세와 더불어, 유럽 경기 부진,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가세한 결과"라며 "ECB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결정될 경우 달러 강세가 일정 부분 진정될 수 있다. 다만 예상외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은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이날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는 현 3.5%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국내 경기에 대한 금통위의 메시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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