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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 기자 =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의 개통 지연으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용객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사업 시행사의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삼성역은 애초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다가 역과 연계한 영동대로 복합 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사업비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간의 갈등이 빚어지며 2028년 이후로 개통이 밀린 상황이다.

15일 국토부에 따르면 GTX-A 수서∼동탄 구간이 지난달 30일 개통한 뒤 전날까지 이용자 수는 평일 평균 7천898명, 휴일 평균 1만1천338명으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당초 이 구간의 평일 수요를 2만1천523명, 주말 수요를 1만6천788명으로 예측했다. 개통 이후 보름여간 평일 이용은 예상의 36.7%, 휴일 이용은 67.5%에 그친 것이다.

김민지 기자 = 지난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 개통 이후 첫 평일 이틀간 열차 승객은 하루 평균 7천999명으로 국토부 예상의 3분의 1을 다소 웃도는 수준이었다.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특히 평일 이용객이 저조한 것은 삼성역까지 연결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GTX-A를 이용해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화성 동탄신도시 주민들은 통상 강남, 역삼, 선릉 등 지하철 2호선 이용을 선호하지만, 현재는 수서역에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감사원의 국가철도공단 정기감사에서도 삼성역 승·하차 수요는 GTX-A 삼성∼동탄 구간의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GTX-A 이용객 부진은 영업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부는 그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SG레일과 지난 2018년 12월 체결한 'GTX-A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은 국토부가 운정∼서울역 개통(올해 말)부터 삼성역 개통(오는 2028년)까지 사업 시행사인 SG레일에 삼성역 미개통에 따른 운영이익 감소분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역 미개통으로 SG레일이 입을 손해가 연간 500억원 안팎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삼성-동탄 GTX-A 터널 공사 현장 [ 자료사진]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 SG레일 측의 손해가 정확히 얼마일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삼성역 임시 개통 등을 통해 손실이 줄어들 수 있고, 전체 규모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삼성역 개통 지연에 서울시의 책임을 물어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감사원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7년 2월 삼성역과 연계한 영동대로 개발을 위해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는 턴키입찰 대신 기본설계에만 22개월이 걸리는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2019∼2020년 서울시의 사업비 증액 요구로 정부와의 협의가 11개월간 이어지면서 착공이 예정보다 2년가량 늦어졌다.

다만 국토부는 구상권 행사를 우선 고려하기보다는 서울시와의 협력을 통해 삼성역을 신속히 개통하는 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구상권 행사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삼성역 건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