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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열린 통영 오곡도 뱃길…섬 주민만 이용·외지인 불만
기사 작성일 : 2024-04-22 11:00:34

오곡도 신규 항로 취항


[통영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통영= 이준영 기자 = 주민이 적어 여객선조차 다니지 않던 경남 통영시 오곡도에 최근 뱃길이 다시 열렸지만, 관광객 등은 이용할 수 없어 외지인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통영시 등에 따르면 통영시 산양읍 오곡도와 산양읍 달아항을 연결하는 정기여객선이 지난달 4일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2006년 승객이 적어 정기 여객선이 끊긴 지 18년 만에 다시 열린 뱃길이다.

이 여객선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각각 오전 9시와 오후 3시에 2회 왕복 운항한다.

시가 도선사업 허가를 관리하는 통영해양경찰서와 힘을 합쳐 해양수산부 '소외도서 항로 운영 지원사업'을 신청해 선정되면서 뱃길이 다시 열렸다.

이 사업은 국가에서 인건비와 유류비, 선박 검사·수리비 등 선박 운항에 필요한 운영비 50%를 지원한다.

오곡도 주민은 10여명 남짓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불편했던 주민들에게는 유용한 이동 수단이 되고 있다.

섬 주민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섬 주민이 아닌 외지인은 여객선 승선 자체를 할 수 없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돈을 내고서라도 여객선을 타고 섬에 가려는 관광객들은 항구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최근 부산에서 오곡도에 가려다가 헛걸음을 한 60대 A씨는 "오곡도에 여객선이 운항한다고 해 찾았는데 외지인은 발권 자체가 안 된다고 해 황당했다"며 "어차피 배가 운항할 때 돈을 내고서라도 같이 탈 수 있게 해주면 관광객도 늘고 서로 좋은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사업 취지 자체가 그동안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육지로 오고 갈 때 불편을 겪은 섬 주민들 교통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유료 승객 문제는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제정해 확대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시는 외지인 탑승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만약 사업 취지와 다르게 운영된다면 정부 지원금이 줄어 결국 선사가 운항을 포기하면서 다시 뱃길이 끊길 수 있다"며 "낚시객 등 관광객 유입 시 쓰레기 투기 등 문제도 있어 지역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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