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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⑦ 이동식 콘크리트 방호벽 연결장치 개발 '글로벌에스텍'
기사 작성일 : 2024-04-27 09:00:16

[※ 편집자 주 =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 곳곳에서 수출 일꾼으로 우뚝 선 충북의 강소기업들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포기를 모르는 도전정신이 유일한 무기였습니다. 는 경영·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감으로 충북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기사 10편을 격주로 송고합니다.]

(청주= 김형우 기자 =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에 위치한 글로벌에스텍은 최원주(48) 대표를 포함해 전체 직원이 7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연 매출도 1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허 등을 보여주는 최원주 대표.


[김형우 촬영]

글로벌에스텍의 주력 제품은 '이동식 콘크리트 방호벽 연결장치'.

고속도로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동식 콘크리트 방호벽의 이탈을 막아주는 장치인데, 도로공사 현장에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품으로 통한다.

이 제품을 개발한 최 대표는 6년 전만 해도 동물 자원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었다.

그랬던 그가 창업과 함께 전혀 동떨어진 장비 제조업에 뛰어들게 된 건 우연한 사고현장 목격과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2018년 겨울 최 대표는 서울 동부간선도로에서 큰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그의 앞에서 차량 2대가 추돌했고, 그 여파로 도로 중앙에 설치된 콘크리트 방호벽이 반대편 차선으로 밀려 나가 2차 사고가 났다.


최원주 대표가 개발한 방호벽 상단 끝부분의 연결장치.


[글로벌에스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 대표는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아수라장이 된 사고현장을 보며 불현듯 '방호벽을 연결·고정하면 이탈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호기심에 여기저기 알아보니 그런 안전제품이 없었고, 그럼 내가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한국발명진흥회의 기관 창업 상담에서도 사업성에 좋은 평가를 받아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발명진흥회는 창업 상담에 이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이다.

2019년 1월 정식 창업 뒤 이곳에서 박사급 연구 인력을 지원해줘 제품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충북테크노파크에서는 시제품 제작을, 한국교통대 등에선 각종 성능 테스트를 도와줬다.

그 결과 1년만에 호기심에서 시작된 제품이 현실로 구현됐다.


야간에 불이 들어온 태양광 방호벽


[글로벌 에스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허 출원한 이동식 콘크리트 방호벽 연결장치는 2020년 벤처창업 혁신조달상품에 선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기술마켓에도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에스텍은 성공적인 첫 제품 출시에 이어 다양한 상품으로 시장 점유를 넓혀가고 있다.

2021년 선보인 태양광 방호벽이 대표적이다.

방호벽 안에 태양광 조명등을 설치한 것인데, 최 대표가 '어두워서 작업이 힘들다'는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흘리지 않고 꾸준히 고민한 결과다.

역시 혁신조달상품으로 선정된 이 제품은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몽골 울란바토르시와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인도 내 2개 기업과 12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이다.

최 대표는 "국내외에서 주문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어 생산시설 확충을 준비하고 있으며, 코스닥 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작은 아이디어라도 포기하지 않고 상품화를 고민하면 길을 보이기 마련"이라며 "다만 중소기업은 시설투자 등이 큰 부담이 따르는 만큼 금융지원 등 정부 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에스텍 공장


[글로벌에스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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