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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美에 "ICC 개입하면 팔 자치정부 무너뜨릴 것" 경고
기사 작성일 : 2024-05-02 17:01:0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윤경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으름장을 이스라엘이 미국에 전달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2명의 이스라엘 당국자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 이스라엘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 등을 겨냥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가 현실화하면 그 책임이 PA에 있다고 간주할 것이며, 강력한 조처로 보복을 단행해 붕괴로 이르게 할 것임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최근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ICC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에 대해 가자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곧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등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ICC 체포영장 발부설에 우려를 표하고 이를 막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악시오스에 체포 영장을 발부하겠다는 ICC의 위협은 '실제적'(real)이라면서, 그런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이스라엘 내각은 PA를 처벌하기로 공식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며, 이는 결국 PA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PA 당국자들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도록 ICC 기소검사를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지난 몇주 동안 미국 측에 계속 이야기해 왔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PA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보복 조치 중의 하나로는 이스라엘이 PA를 위해 걷는 세수 이전 중단이 꼽힌다. 이스라엘이 세수 전달을 하지 않으면 PA는 파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ICC 체포영장 발부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ICC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미국을 거듭 압박하는 것은 PA가 무너질 경우 미국의 가자전쟁 전후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 각기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게 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은 결국 가자전쟁이 끝나면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ICC의 조사에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ICC 당국자들을 비공개적으로 접촉해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발부는 실수가 될 것이며, 미국은 그러한 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미국 당국자 2명은 전했다.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 "우리는 ICC에 체포영장을 발부하지 말 것을 조용히 권고하고 있다"며 "그런 행위는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ICC에 체포 영장을 발부하라는 압력이 존재하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이스라엘이 생각하는 것처럼 임박했다고 미국 정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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