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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에…상반기 LH 공공택지 해약 1조원 육박
기사 작성일 : 2024-07-14 07:00:19


[ 자료사진] ※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김희선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시행사나 건설사가 공동주택 용지를 분양받은 뒤 대금 연체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사업장이 급증하고 있다.

공동주택 용지 신규 판매도 매우 저조해 주택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LH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급 계약이 해지된 공동주택 용지는 총 13개 필지, 9천5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상반기 해약 금액(1필지, 222억원)의 약 43배, 작년 연간 해약 금액(5개 필지, 3천749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LH는 토지를 분양받은 업체가 대금을 6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계약이 해지될 경우 용지를 분양받은 시행사나 건설사는 공급 금액의 10% 수준인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LH 관계자는 "대금이 6개월 이상 연체되더라도 사업 의지가 있을 경우 바로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는다"면서 "연체 이자가 계약금을 넘어서거나 업체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이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 분양받은 업체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계약금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하는 경우 등에 계약이 해지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공동주택 용지 대금 연체 규모는 41개 필지, 1조795억원 규모로 작년 말(64개 필지, 1조6천652억원)보다 줄어들었다.

계약 해지가 급증하면서 해지 사업장의 연체 대금이 제외된 영향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는 업체가 많이 늘었다"면서 "급격하게 오른 공사비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계약금을 포기하고 아예 사업을 접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공사비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분양가가 급등했지만,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분양가를 올려받는 데에 한계가 있다.

경기 파주 운정3·4블록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2022년 사전청약을 마쳤지만, 시행사가 분양가 상한제에 맞춰 시공하겠다는 건설사를 찾지 못하면서 최근 사업이 취소되기도 했다.

공동주택 용지 신규 판매도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LH가 매각 공고를 낸 공동주택 용지 16필지, 1조1천430억원어치 가운데 매각된 토지는 2필지, 2천128억원 규모에 그친다.

작년 공고하거나 공모했다가 올해 매각된 2필지와 수의계약까지 합쳐도 올해 팔린 공동주택 용지는 5필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미매각 공동주택 용지는 50필지, 3조5천790억원 규모로 작년 말(32개 필지, 1조9천억원)의 두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LH의 주요 수입원인 토지 매각이 차질을 빚으면서 LH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주택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급물량이 감소한다는 측면에서도 주택 소비자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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