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美, ASML 등 대중국 거래 지속시 무역제한 강화 검토"
기사 작성일 : 2024-07-17 18:01:01

ASML 로고


[로이터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네덜란드·일본 등 동맹국들에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을 거론하며 제재 강화를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의 기업이 계속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할 경우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동맹들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이 네덜란드·일본 당국자들을 만나 이들 국가가 자체적으로 대중국 제재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렸다는 것이다.

미국이 검토 중인 조치로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등이 있다.

이 규칙은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 등을 조금이라도 사용했으면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동맹국 입장에서는 가혹한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를 비롯한 미국업체들은 미국 측 조치가 중국 업계의 기술 발전을 막지 못하는 반면 미국 업체들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일본·네덜란드 측의 반발을 우려해 FDPR 적용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으로는 '미검증 기관 명단'(UVL·Unverified List·수출 통제 우려 대상) 확대 등이 거론된다.

미국은 대중국 봉쇄망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보다 통제가 약한 동맹들에 지지를 요청하고 있으며, 도쿄일렉트론과 ASML의 중국 내 장비 유지보수에 대해 제한을 강화하도록 각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업체에는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는 반면, 일본·네덜란드 정부는 수출 제한에는 동참하고 있지만 중국 내 장비 정비 업무는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압박에 반대해온 동맹국들로서는 11월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을 수정할 유인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정부가 제재 강화에 부정적인 만큼 미국이 이를 밀어붙일 경우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더 엄격한 무역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산업 발전을 막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려 한 미국 측 시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막기 위해 수년간 규제를 강화해왔지만, 화웨이가 지난해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스마트폰 '메이트 프로 60'을 출시해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날 일본 증시에서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7.46% 급락했고, 반도체 장비업체 레이저테크(-4.49%)를 비롯한 관련주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유럽증시에서 ASML 주가 역시 실적 전망치 부진 속에 장 초반 5% 넘게 하락 출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는 다음 달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며 중국을 비롯한 적대적 국가에서 만들어진 일부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대해 규제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앨런 에스테베즈 차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일부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차량 관련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핵심 부품 일부는 동맹국에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차량은 매우 무서운 물건이다. 당신의 차량은 당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현대의 차량은 많은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으며 많은 사진을 찍는다. 주행 시스템도 있고 전화와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 5월 상무부가 올가을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