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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트럼프 재집권 대비 안보·경제전략 재설정도 준비해야
기사 작성일 : 2024-07-19 17:00:58

주먹쥔 팔 들어 보이는 트럼프


(밀워키 AFP=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주먹 쥔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살 미수 사건 이후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있다. 2024.07.19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생애 3번째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그의 연설에서는 우리 안보·경제 등에 큰 영향을 줄 언급도 몇차례 나왔다.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공화당이 지난 주말 총기 습격을 당한 트럼프 후보를 중심으로 강하게 결집하는 반면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어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형국이다. 한발짝 더 다가온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해 우리도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전방위적이고 선제적인 대비책 마련에 나설 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에서 "나는 김정은과 잘 지냈다. 재집권하면 그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1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 등 3차례 회동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 이어 "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지만, 이제 북한은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도 했다. 재집권 시 북미정상회담 재추진이나 북핵 직거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핵 협상 등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대화와 협상에서 우리가 소외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그는 연설에서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방보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동맹관을 고려하면 인상 압박이 거셀 것이 명약관화하다. J.D 밴스 부통령 후보는 "동맹국도 무임승차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는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과 한국,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 방침도 천명했다.

트럼프 2.0 시대가 열리면 통상 등 경제에도 큰 파급력이 불가피하다. 그는 중국이 미국 내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으면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는 "중국산 수입 제품은 60∼100%, 다른 나라 수입 제품은 1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전기차 확대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이차전지·반도체 및 대미 수출이 급증한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대선이 110일가량 남아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변수도 많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교체돼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의 대결 구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트럼프 대세론이 점점 확산하는 만큼 경우의 수에 따른 경제·안보 전략 재설정 검토와 준비는 마쳐야 한다. 아울러 정부 외교 채널을 총동원하고 민간과 힘을 합쳐 트럼프 캠프에 한미동맹의 가치 등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정치권도 국익을 위해 여야 할 것 없이 대미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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