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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우산지구대 5명 줄줄이 특진 '만능 해결사'
기사 작성일 : 2024-07-23 12:01:11

광주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 1팀


[광주 북부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김혜인 기자 = "기저귀만 찬 아이들이 돌아다녀요."

지난 6월 광주 북구 한 거리에 5살·3살짜리 유아가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단순히 아이들이 길을 잃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현장에 출동한 광주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 1팀의 예리한 눈썰미에는 수상한 점이 포착됐다.

어린 남매가 더러워진 상의를 그대로 입고 있는 데다 하의도 없이 기저귀만 차고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집 주소나 부모의 연락처를 인지하기 힘든 나이였기에 아이들로부터 정확한 거주지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했다.

결국 1팀은 아이들을 지구대에 보호해 놓고 집을 찾아 나섰다.

탐문 끝에 찾아낸 남매의 집안 상태는 어린이를 키우는 집이라기엔 너무 지저분했다.

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1팀은 조사 끝에 친모의 아동방임(학대) 사실을 확인하고 남매를 아동보호기관으로 인계했다.

흉기 난동, 윷 도박, 폭주족 뺑소니, 이별 스토킹 등 어느 현장에서든 1팀이 출동만 하면 범인 잡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1팀이 기지를 발휘해 해결한 사건만 130여건에 달한다.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하는 것도 좋았지만 1팀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더욱 힘을 쏟았다.

1팀은 우산지구대 이름을 따 '당신의 우산이 되어줄게요'라는 슬로건 아래 범죄예방책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주민 860명에게 설문조사를 하며 우산동의 치안 수요를 분석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받은 답변으로 범죄·112신고 핫스팟은 어디인지, 주민 불안 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조사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해 합동점검을 했고, 보안등이 고장 났거나 폐쇄회로(CC)TV를 새로 설치해야 할 장소 19곳을 발굴하기도 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기승을 부리자 범죄 예방 홍보물을 직접 제작해 관할 금융기관도 찾아다녔다.

'의심되면 신고해달라'는 1팀의 당부는 범죄 바이러스를 막는 예방주사나 다름없었다.

실제 올해 5월 거액을 인출하고 있던 보이스피싱범을 금융기관의 신고로 붙잡았고, 6천600만원을 회수하는 성과도 올렸다.

자칫 큰 범죄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을 해결하면서 1팀은 지역사회에서 '만능 해결사'로 이름났고, 경찰청 선정 '지역경찰 베스트팀' 중 1위를 차지했다.

신속한 범인 검거와 함께 지역 치안 수요를 분석하고 범죄예방을 강화하는데 독보적인 활동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경찰 베스트팀에 선정되면서 1팀 소속 5명이 한꺼번에 특진했는데 경감급 팀장이 경정으로 승진하는 이례적인 결과도 나오기도 했다.

광주 북구 경찰서 소속인 우산지구대는 지난해 9월 역전지구대와 통합해 팀당 20명씩 총 4개 팀이 운영 중이다.

우산지구대 신창일 1팀장은 23일 "항상 힘이 돼주는 팀원들의 협조가 없었더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체 정신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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