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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정산 지연사태 지속…판매자·소비자 불안 커져(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7-23 17:00:24

전성훈 차민지 기자 =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입점 판매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산받지 못했거나 정산 이슈를 우려하는 일부 판매자들 사이에선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 구매를 취소하도록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전날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해당 플랫폼에서의 정산이 미뤄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에서는 이들 여행사 상품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 및 위메프에 오는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 유사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정산이 되지 않아 위메프와 티몬에서 모든 상품을 삭제했다"며 "결제한 고객의 상품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법무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메프 로고


[TV 제공]

여행사들은 이미 판매가 완료돼 당장 출발 일정이 임박한 상품에 대해선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가운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7월 출발 건은 고객 불편 없이 일단 정상 진행할 예정이며 8월 출발 상품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여행 패키지 상품 외에 숙박이나 항공권 등 단일 상품의 경우 미정산 여파로 이미 판매자의 상품 취소 사례가 발생했다.

티몬에서 리조트 숙박권이나 워터파크 입장권 등을 판매해온 플레이스토리는 지난 19일 "티몬의 대금 입금 지연으로 상품 이용이 어렵다"며 구매 고객에게 구매 취소와 환불을 안내하는 공지를 보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발 일정이 임박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구매 취소 공지를 받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하자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해 있던 대형 유통사도 차례로 발을 빼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했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모두 상품을 내렸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 3월 상품권 판매를 중단한 이후부터는 거래가 없는 상태다.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는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플레이스토리가 공지한 환불 접수 안내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판매자들의 불안은 커지는 상황이다.

멀쩡하다던 티몬도 정산 지연 사태에 휘말려있다.

티몬은 전날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전했다.

티몬 관계자는 "가장 먼저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위메프의 경우 일단 이달 분 정산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티몬도 최대한 빨리 상황을 정상화하고자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매자 이탈을 최소화하고자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다음 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고객이 구매대금을 결제하면 각 플랫폼이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안전한 제3의 금융기관에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는 즉시 해당 기관에서 곧바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빠른 정산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 판매에 대한 플랫폼 사용 수수료만 직접 받게 된다.

회사 측은 "상품 결제대금의 지급 안전성을 강화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고자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고객의 신뢰를 높일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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