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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총사령관 "상황 매우 어렵지만 러시아도 큰 성과 못 내"
기사 작성일 : 2024-07-24 20:00:57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오른쪽에서 두번째)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2년 6개월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최전선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러시아군 역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2월 전임자인 발레리 잘루즈니가 경질되면서 총사령관직에 오른 그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실린 인터뷰에서 현재 전황에 대해 "매우 어렵다. 러시아 침략자들이 여러 방면에서 우리 진지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다만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의 끈질긴 저항 덕분에 작년 가을 이후 전선이 서서히 밀리는 양상을 보였음에도 "대체로 적들은 어떠한 큰 진전도 보이지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이 977㎞에 이르는 전선을 따라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대도시를 점령하는 등 작전상으로 돌파구가 될만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전술적" 수준의 작은 승리만 거둬왔다고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주장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를 점령해 러시아 최전선 도시이자 주요 보급거점인 벨고로드를 지키기 위한 완충지대를 마련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서도 결국 "실패했다"고 그는 평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오히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냈다면서 "러시아의 사상자는 우크라이나보다 세 배나 많고, 특정 방면에선 이보다 더 많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군이 인원이나 장비 등 모든 측면에서 열세인 까닭에 러시아군에 더 많은 피해를 입히면서도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2022년 2월 24일 처음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을 당시 러시아군이 동원한 병력은 10만명이었지만 지금은 52만명이 됐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말께엔 69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장비 측면에선 그(러시아군) 쪽이 1대 2에서 1대 3 비율로 우세하다"면서 "적군은 병력과 자원 측면에서 큰 우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머릿수에서 앞서는 러시아군은 100∼200m를 전진하려고 막대한 수의 병사를 희생시키는 등 행태를 보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병사 한 명의 목숨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상황이라고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폐허를 목숨 바쳐 지키지 않는다"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목표를 달성한다거나 병사들을 총알받이로 내모는 따위의 일은 우크라이나군에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또 자폭 무인기와 무인정으로 러시아 본토의 탄약고와 공장 등 핵심 기반시설 200여곳을 타격하고 러시아 흑해함대의 3분의 1을 가라앉혔다면서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를 되찾는다는 목표도 "현실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병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선 "모든 시민이 헌법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면서 해외 거주 중인 국민들의 입대를 촉구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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