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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으로 로고송까지'…AI 활용 행정혁신 앞장 공무원 동호회
기사 작성일 : 2024-07-25 09:01:11

세종시 종촌동 어린왕자 정원


[세종시 제공]

(세종= 한종구 기자 = "종촌동의 어린왕자 정원, 별빛 속에 숨겨진 작은 낙원, 꽃잎이 속삭이는 그 이야기, 우리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좋아."

잔잔한 기타와 피아노 반주를 배경으로 여성 가수가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의 일부분이다.

누구나 한번 들으면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특징인 이 곡은 세종시 종촌동에 있는 어린왕자 정원을 모티브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활용해 만든 노래다.

노래를 만든 것은 세종시 공무원들로 구성된 챗GPT 동호회 '챗GTP 마니아 클럽' 회원들.

이들은 또 다른 생성형 AI 미드저니를 활용해 어린왕자가 야경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와 어린왕자가 아름다운 정원에서 쉬고 있는 이미지 등도 제작했다.

2026년 세종시에서 열리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앞두고 세종시의 마을정원을 홍보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이 마을정원 로고송과 이미지를 만드는 데 들인 시간은 약 30분. 비용은 3만원 수준이다.

AI를 활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을정원 이미지 제작에 참여한 조영남 주무관은 25일 "마을정원의 콘셉트를 찾는 작업이 오래 걸릴 뿐 로고송과 이미지를 제작하는 것은 AI 활용 방법만 안다면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로 만든 어린왕자 정원 이미지와 로고송(가운데)


[세종시 제공]

세종시 챗GPT 마니아 클럽은 지난해 4월 석명섭 주무관 등 AI에 관심 있는 공무원 10여명이 모여 만든 동호회다.

초기에는 AI를 재미나 개인적인 역량 강화에 활용하는 데 그쳤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력이 됐다.

마을정원 로고송과 이미지 제작은 이 동호회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행정에 접목한 첫 번째 사례다.

동호회는 앞으로 세종시 마을정원 24곳에 대한 로고송과 이미지를 제작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동호회 회원들이 로고송을 만드는 게 아니라 동료 공무원들에게 AI 활용법을 가르쳐주고 그들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읍·면 지역 정원은 트로트를 활용하고, 아파트 단지 인근 정원은 조용한 발라드 로고송을 만드는 등 정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으로 제작한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세종시는 마을정원 24곳에 대한 로고송이 완성되는 대로 시민들이 로고송을 감상할 수 있도록 AI로 만든 이미지와 함께 QR코드 팻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산책하는 시민들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로고송을 방송할 예정이다.

김하균 세종시 행정부시장은 "과거였다면 이미지와 로고송을 제작하는 데 수개월의 용역 기간과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AI를 민원 대응, 정책 수립 등 행정 전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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