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미 기자 = 이달 들어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시원한 실내 백화점과 쇼핑몰이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이달 방문객 수는 작년 동기보다 최대 10% 늘었다. 열대야 영향으로 저녁 시간대에 백화점을 찾은 고객은 20% 이상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수원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에 줄 선 고객들
[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폭염과 열대야가 역대급 기록을 세우면서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방문객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달(이하 1∼20일 기준)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방문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특히 잠실 롯데월드몰의 경우 350만명이 방문해 수도권 지역 고객의 '도심 속 피서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방문객이 각각 5.5%, 8.8% 늘어나면서 매출도 4.9%, 5.5% 각각 증가했다.
스타필드 하남점도 이달 총방문객이 145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31만명)보다 9.6% 늘어났다.
주중에는 하루 평균 5만5천명이, 주말에는 10만5천명이 각각 폭염을 피해 스타필드 하남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녁 시간대 백화점과 아울렛 방문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의 오후 5시30분∼8시30분 방문객 수는 작년보다 20%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오후 6∼8시 방문객은 22.5%, 매출은 8.7% 각각 증가했으며 이 시간대 식음료 매장 매출은 18.8%나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오후 6∼8시 매출도 5.6% 증가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푸드홀이 위치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경우 오후 5시 이후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오후 6∼8시 방문객은 8%, 해당 시간대 신선식품 매출은 6% 각각 증가했다.
1천원짜리 커피와 3천원대 버거세트 등을 판매하는 트레이더스 내 푸드코트 'T카페' 매출도 9%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쾌적하고 편리한 실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고객이 늘어 매출과 방문객 수가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더위가 밤까지 이어져 저녁 식사를 즐기거나 팝업 스토어 등을 돌아보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올여름 서울 지역 열대야는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식품관 고객들
[현대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외식 물가와 폭염에 지친 소비자들은 뜨거운 불 앞에서 긴 시간 요리하지 않아도 되는 간편식과 델리코너 조리식품도 많이 찾았다.
이달 들어 이마트의 카레·짜장·덮밥 소스·미트볼 등 즉석요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고, 에어프라이어에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냉동만두 매출도 11% 늘었다.
롯데마트의 상온·냉동·냉장 간편 요리(밀키트포함) 상품군과 델리코너 내 파스타류나 탕수육 등 '간편요리' 상품군 매출은 각각 작년보다 5%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역대 최장 열대야를 기록하면서 집에서 간단히 차려 먹으려는 고객 수요가 늘고 있다"며 "실제로 신도시 주거 상권에 위치한 그랑그로서리 은평점과 의왕점의 이달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0%씩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랑그로서리는 롯데마트의 식료품 전문 매장이다.
마켓컬리도 이달 간편식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간편식 중에서도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냉면·메밀면·초계국수·비빔면 등 '여름면' 판매량은 지난달보다 22% 증가했고, 샐러드는 20% 늘었다.
마켓컬리는 무더위와 여름 휴가철이 맞물려 가벼운 음식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트레이더스 T카페 8월 매출, 작년보다 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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