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감리 입찰 담합 비리와 같은 건설업계의 부패·부실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선다.

SH공사는 설계·감리업체 선정 과정을 점검하고 공정성·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 제도를 마련한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검찰이 최근 발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용역 비리 수사 결과, 입찰 담합과 뇌물 수수로 68명이 기소되는 감리·심사 비리가 불거진 바 있다.

이에 SH공사는 감리 입찰 단계의 비리 가능성을 점검했으며, 그 결과 지난해 도입한 'SH형 건설사업관리' 등 현행 제도상 비위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H형 건설사업관리는 참여기술인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로, 영업이익이 심사위원 등의 로비 자금을 흘러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 SH공사는 감리업체를 적격심사 방식으로 선정해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점수를 높게 받아도 낙찰이 확정되지 않는다. 설계업체 선정에서도 평균점이 높은 업체를 뽑는 '차등 점수제'를 시행해 경쟁사에 악의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도록 사주하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이러한 현행 제도에 추가해 더욱 강도 높은 혁신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감리 사업수행능력평가 평가위원 풀(pool) 확대, 블라인드(비대면) 면접 평가, 사업수행능력평가 위원회 전 과정 생방송, 모바일폼을 이용한 평가위원 익명 사후평가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또 설계 공모 시에도 부패를 차단하기 심사위원 풀 확대, 설계공모 연간 작품집 발간을 도입할 계획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지난번 시행한 'SH형 건설사업관리'는 건설 산업계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부실시공 방지 차원에서 올해 서울시 감사 모범사례로도 선정됐다"며 "새로 도입하는 제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설계·감리 입찰을 추진해 서울시민에게 안전한 고품질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SH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