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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 앉아있냐' 지탄받는 유엔에 지구촌 호감도 급락세
기사 작성일 : 2024-09-08 12:00:59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물 옮기는 난민 어린이


(데이르알발라 AP=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의 난민촌에서 한 어린이가 물을 나르고 있다. 2024.09.08

임지우 기자 = 오는 10일 제79회 유엔 총회의 개막을 앞두고 유엔을 향한 지구촌의 회의적 시선이 심상찮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세계 35개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유엔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과반인 58%가 유엔에 호의적이라고 답했다.

국가별로 봤을 때는 전체 35개국 중 22개국에서 유엔에 호의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필리핀과 케냐에서는 유엔에 호의적인 응답자 비율이 80%를 넘었으며, 한국(75%), 미국(52%), 영국(62%) 등 주요국들에서도 유엔에 호의적인 응답자가 더 많았다.

반면 그리스와 이스라엘, 일본, 튀니지, 튀르키예 등에서는 유엔에 부정적인 응답자 비율이 더 높았으며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서는 부정 응답 비율이 76%로 전체 조사국 중 가장 높았다.

호감이 비호감보다 전반적으로 많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주목되는 점은 각국의 호의적 답변자 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변화다.

퓨리서치는 지난해를 비롯해 과거 조사와 비교했을 때는 유엔에 대한 호감도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유엔에 대한 비호감 답변이 가장 높았던 이스라엘에서는 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이 21%로 지난해 31%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

영국에서도 올해 유엔에 호의적이라고 밝힌 비율이 62%로 지난해 72%에 비해 떨어졌다.

미국, 한국, 호주, 프랑스, 독일, 멕시코,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웨덴 등에서 1년 사이 호감도가 하락했다.



수직낙하하는 유엔 호감도. 퓨리서치센터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인들의 유엔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해 57%에서 올해 52%로 떨어졌으며, 유엔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외교 정책이라고 답한 비율도 31%에 그쳤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022년 이후 2년에 걸쳐서 유엔에 대한 호감도가 10%포인트 하락했고 칠레에서는 2013년 이후 10여년에 걸쳐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에 비해 호감도가 상승한 국가는 아르헨티나와 헝가리 뿐으로 각각 6%포인트와 15%포인트 상승했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 별로 봤을 때는 미국, 이스라엘, 호주, 독일 등 대부분 국가에서 진보 성향의 응답자가 보수 성향의 응답자보다 유엔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세계인들에게 심리적인 고통을 주는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엔이 생각보다 무능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은 2년 6개월을 넘어 지속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도 다음 달에 1년을 맞이한다.

국제질서와 안전 유지를 위한 유엔, 특히 마지막 보루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강대국들의 진영대결 속에 공회전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사회 문제 해결에 힘을 쓰지 못하는 유엔을 두고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으나 종종 제기되는 안보리 개편론도 강대국들의 외면 속에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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