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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증시랠리 기대에 ETF로 자금 몰려…개미들 연휴에도 계좌 개설
기사 작성일 : 2024-10-08 11:01:02

중국 위안화 지폐


[EPA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중국 당국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국경절 연휴(1∼7일) 이후 8일(현지시간) 개장하는 중국 증시가 랠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를 바탕으로 지난 4일까지 일주일간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 관련 ETF 상위 5개 상품에 사상 최대 규모인 49억 달러(약 6조6천억원)가량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에만 35억 달러(약 4조7천억원), '크레인셰어즈 CSI 중국 인터넷 펀드'에도 14억 달러(약 1조9천억원) 넘게 자금이 들어왔다.

미국에 상장된 신흥시장 ETF에 유입된 자금은 59억6천만 달러(약 8조원)로 1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중국과 홍콩 관련 ETF 자금 유입액은 57억1천만 달러(약 7조7천억원)에 이르렀다.

중국 현지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계좌 개설을 위해 몰리면서 증권사들은 연휴에도 근무를 이어갔다.

블룸버그는 관영매체인 중국중앙(CC)TV를 인용해 국경절 연휴 기간 주요 증권사의 주식 계좌 개설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현지 증권사의 정보기술(IT)·운영·고객서비스 관련 부서 직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주식 거래 재개에 대비해 근무했으며, 고객 응대를 위해 24시간 콜센터를 가동한 증권사도 있었다.

중국 관련 당국과 증권거래소들도 연휴 마지막 날 근무에 나섰다. 지난달 증시 급등 당시 상하이 증시에서 한때 거래 장애가 발생했던 만큼 유사한 상황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연휴 기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증시가 화두로 올랐으며, 한 투자은행 직원은 "친척들과의 거의 모든 대화에서 중국 본토 주식을 매수해도 되는지 질문받았다"면서 "다수는 몇 년간 중국 주식계좌를 쳐다보지도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앞서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25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9조4천억원)을 공급하는 등 여러 부양책을 내놨고, 하루 뒤에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016년 이후 최대인 0.3%포인트 인하했다.

그다음 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를 힘 있게 실시해야 한다"면서 올해 경제·사회 발전 목표 달성에 대해 강조했고, 당국이 연내 2조 위안(약 376조원)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을 계획 중이라는 외신 보도 등이 이어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따라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지난달 27일까지 일주일간 2008년 11월(15.84%) 이후 최고인 15.7% 상승한 바 있다.

중국 본토의 국경절 연휴 기간 문을 연 홍콩 증시에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최근 16거래일 가운데 15거래일을 상승한 상태다.

국경절 연휴 기간 H지수 상승률은 10.9%에 이르며,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은 35.8%로 전 세계 90여개 증시 중 최고다.

게다가 국경절 연휴 직후인 이날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회복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며, 공공 지출 확대 방안 등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중국 본토 주식의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로,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했으며 향후 15∼2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봤다.

랠리에서 소외될까 봐 두려워하는 '포모'(FOMO) 심리 때문에 증시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중국 증시 투자에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 주가지수가 부양책 기대로 올랐다가 상승분을 반납한 바 있고, 정부 발표가 실제 집행되고 이를 통해 중국 경기가 장기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증시 약세에 베팅하는 '디렉션 데일리 FTSE 중국 베어 3X 셰어즈'에는 지난주 사상 최대인 2억800만 달러(약 2천798억원)가 유입됐다.

정보제공업체 텔리머의 하스나인 말릭은 "중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은 매우 뿌리 깊고 그러한 견해가 일정 부분 정확했다"면서도 증시가 이미 저점인 만큼 투자하지 않을 경우 랠리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천스궈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바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추가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 전역의 130개 도시에서 주택 구매에 여러 혜택을 제공하면서, 연휴 기간 주택 판매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국채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채권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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