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고성식]

(제주=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를 중단한 일부 매장들이 재고로 남은 보증금제 라벨 스티커를 이용해 보증금을 직접 회수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3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부적정하게 일회용컵 보증금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도내 32개 매장을 경찰에 최근 고소했다.

이들 매장은 2022년 12월부터 제주에서 시범 실시된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했다가 참여를 중단한 후 매장에 남은 재고 보증금 라벨을 컵 회수기(반환장치)를 통해 직접 반환해 개당 300원씩 보증금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선구매한 보증금 라벨 값을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가 환불해주지 않아 이같이 직접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재활용도움센터의 컵 회수기에서 일회용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는 모습. [촬영 전지혜]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보증금 라벨을 붙여 실제로 판매가 이뤄진 보증금컵의 경우만 반환이 가능하며, 판매되지 않은 보증금 라벨을 매장이 직접 반환하는 것은 부적정한 반환 사례라고 밝혔다.

또 일부 무상 지원한 라벨까지 반납한 사례가 다수 확인돼 더는 묵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커피 등 음료를 일회용컵에 담아 판매할 때 소비자로부터 300원의 보증금을 받고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일회용컵에 붙은 라벨의 보증금 바코드를 컵 회수기에 인식하면 반납되며 '자원순환보증금' 개인 앱 등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하지만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던 환경부가 돌연 지방자치단체 자율로 방침을 전환하면서 제도 참여 매장의 이탈이 이어졌다.

실제로 제주도 내 매장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율은 시행 초기인 2022년 12월 57.6%에서 지난해 7월 96.6%, 8월 96.8% 등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11월 67.3%, 올해 5월 54.5%, 6월 55.7%, 7월 53.3% 등으로 하락했다.

제주도는 고소당한 이들 매장이 무상 지원 보증금 라벨로 얻은 부당이득을 반납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를 재개하면 고소를 취하하도록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와 협의했다.

제주도는 환경부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매장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매장을 늘려 나가며 지속해 제도를 시행하게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