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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 지목한 '수정주의 세력' 의미는…핵심은 中견제
기사 작성일 : 2024-10-31 18:01:02

기자회견 하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


(뉴욕= 이지헌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28

이우탁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러시아와 이란, 북한, 중국 등을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 세력들과 맞서려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날 기고문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돌입한 미국의 외교정책의 흐름을 잘 표현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목적은 같으면서도 방법론을 달리하고 있는 점을 잘 소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제일주의'를 앞세우며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잘 설명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블링컨 장관은 "이들 국가가 축(axis)은 아니고, 미국 행정부가 블록 간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들 수정주의 세력이 하는 선택들은 우리가 그런 결과를 막기 위해 결정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주 보고 손잡은 시진핑·바이든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UPI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UPI 자료사진]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 4년간 미국 경쟁력 강화와 해외 동맹을 재활성화한 전략을 구사한 덕분에 4년전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강력한 지정학적 입지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수정주의 국가들의 협력 강화에 대비하려면 미국의 동맹국들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미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더라도 현재의 외교 기조가 유지됐으면 하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이 31일 또 다시 수정주의 세력을 언급하는 연설을 했다. 이번에는 보다 분명하게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중국을 겨냥했다는 게 특징이다.

그는 "우리는 국제 시스템의 핵심적인 기본 원칙을 바꾸려는 수정주의 세력인 러시아, 중국의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은 이란, 북한과 파트너십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이 야기하는 도전은 미국 외교 정책과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도 소통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경쟁을 강화하면서도 군을 포함해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으며 합성 마약의 위협과 같은 문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다른 나라에 중국과 미국 중 한 곳을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블링컨 장관의 잇따른 '수정주의 세력' 연설에서 지난 4년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 중국 전략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반응이다.


30일 위스콘신주 유세 현장 성조기에 비친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림자


[로이터 .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곧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재의 기조와 차원이 다른 중국 압박정책이 구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미중 사이의 패권경쟁을 넘어 국제질서의 축을 흔들 수 있는 대형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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