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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 기념한다더니…남원 만인의총에 친일 글·전시물 가득"
기사 작성일 : 2024-11-01 12:00:32

만인의총 역사문화관에 새겨진 왜장 가문의 문장


[임종명 전북도의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원= 백도인 기자 = 전북 남원지역 시민단체인 시민의숲과 임종명 전북도의원(남원2 선거구)은 "최근 개관한 만인의총 역사문화관에 친일 글과 전시물들이 대거 설치됐다"며 1일 시정을 촉구했다.

만인의총은 1597년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기 위해 왜군에 맞서 싸우다 순절한 관리, 군사, 백성 등 1만여 명을 모신 무덤으로, 1981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임 의원과 시민의숲은 먼저 역사문화관의 각종 글에 임진왜란을 임진전쟁, 정유재란을 정유전쟁이라 각각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란(亂)이 전면적 무력행사라는 점에서 전쟁과 비슷한 의미지만, 그동안 일방적 침략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왜란이라고 써온 것과 배치된다고 임 의원은 설명했다.

전시실 대형 벽면에는 정유재란을 세계대전이라고 정의한 'WORLD WAR 1597'이라는 문구를 부착해놓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유재란을 세계대전으로 표현한 전시물


[임종명 전북도의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민의숲은 "세계대전은 여러 동맹국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이라며 "일본의 침략이라는 성격을 희석하는 친일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조선 침략의 선봉장으로 남원성 서문 공격을 맡은 장수였던 고니시 유키나가 가문의 문장을 전시실 바닥에 새겨넣은 점도 친일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왜군이 수많은 우리 선조를 학살했던 조총을 형상화한 전시물과 일본 우표 등을 전시한 것 역시 만인의총의 성격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역사문화관은 국가유산청이 만인의사의 충절을 기념하겠다며 150억원가량을 들여 지난 9월 남원 만인의총에 만든 전시관이다.

임 의원과 시민의숲은 "전체적으로 만인의사를 추모하고 추념하는 내용이 아닌 친일적 요소로 가득 채워진 전시관"이라며 "만인의사를 두 번 죽이는 황당한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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