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보좌관에 발탁된 왈츠 하원의원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것으로 11일(현지시간) 보도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50)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에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장해왔다.
또 미국이 중국에 맞서 대만 등 아시아의 동맹을 방어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주장하며, 아시아의 동맹도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왈츠 의원은 지난 6월 20일 CNN '뉴스 센트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무기)의 선적을 차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북한이 보내는 무기가 러시아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무기를 실은 선박을 중간에 가로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왈츠 의원은 "국제 무대에서의 외교적 압력"과 함께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도 제안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와의 대화에서 북한에 대한 이런 조치를 언급했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북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란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다. 이란은 불법 원유 수출의 90%를 중국에 판매하고 있고, 중국은 원유를 값싸게 확보하고 있으며, 이란은 그 돈으로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하고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왈츠 의원은 지난 6월 18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이 70년간 비축해온 사실상 무한량의 포탄, 탄도미사일과 탄약을 가질 것"이라며 "북한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데 쓸 수 있는 탄도미사일, 핵무기,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첨단기술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것은 위험하고 사악한 동맹(unholy evil alliance)인데, 바이든 행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부가 포탄 수천발의 선적을 차단하고 있느냐?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북한을 봉쇄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구축하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 행정부의 유일한 답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수십억달러의 백지 수표를 더 쓰는 것뿐"이라며 "내가 본 가장 단순하고, 전략적이지 않은 사고"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안보보좌관에 발탁된 왈츠 하원의원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되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왈츠 의원은 지난달 28일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 "우리는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이 포탄 산더미뿐만 아니라 병력 수천명을 제공하는 것을 보고 있고, 이제 한국은 자신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하고 있다. 우리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존경하고 믿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세계적인 대리전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도록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시 대담에서 왈츠 의원은 미국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 선박 건조 역량을 강화하려면 단기적으로는 한국,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밖에서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은 일본과 한국에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력하게 하는 것 외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왈츠 의원은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려면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인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는 '전략적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달 발간한 저서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 그린베레처럼 생각하고 이끌자'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과 관련해 "명확성은 억제를 의미하고, 억제는 평화를 의미한다"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대신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유는 회원국을 공격하면 29개 나토 회원국이 신속하게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게 그에게 명확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장악하면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로 가는 해상 무역로와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통제하게 돼 미국이 경제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불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의 함락을 허용하면 "일본, 한국, 호주, 태국 같이 중국에 더 인접한 동맹들은 자기가 혼자이며 미국이 동료 민주주의 국가들을 지원하리라고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할 것"이라면서 "아시아의 동맹들은 대만의 운명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 양보하거나 핵무기로 무장하려고 할 것이다. 어떻게 되든 세계는 덜 안전한 곳이 되고, 미국은 더는 자유세계의 지도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전쟁을 억제하려면 "우리는 태평양의 동맹들에게 미국이 그들과 굳건하게 함께 할 것이라는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인도, 일본, 호주, 미국의 쿼드 같은 기구를 강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대만의 무장을 지원하고, 미국의 군함·군용기 등 군 현대화에 투자하며,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고, 지식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왈츠 의원은 작년 4월 초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끄는 여야 의원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한국 등 동맹이 대만 방어를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방문에 대한 워싱턴이그재미너 보도를 보면 왈츠 의원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난 김정은이 대만 해협 분쟁을 기회로 보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것은 세계에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해협 시나리오에서 우리 동맹들이 무엇을 할지가 좀 너무 모호하다"면서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은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단결된 전선"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들이 중국이 "민주주의인 대만을 침공하면 모두가 시진핑에 저항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왈츠 의원은 방한 직후인 작년 4월 18일 열린 하원 군사위의 인도태평양 국가 안보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이번 최근 방문과 이전 방문들에서 우리는 동맹들에게 '그런(중국의 대만 침공) 상황까지 갈 경우 우리를 도와 대만을 방어하겠느냐'고 질문해왔는데 동맹들의 반박은 '미국이 어떻게 할지 우리한테 말해줘야 우리가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어려운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동맹들을 설득해 대만 방어에 필요한 동맹들의 공역과 기지 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