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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게시판 논란 격화…"한동훈이 밝혀야" "제2의 읽씹 韓죽이기"
기사 작성일 : 2024-11-24 19:00:02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1

이유미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 논란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의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친윤계는 24일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연루돼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친한계는 한 대표 흠집 내기 공세로 규정하고 관련 게시글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비방 유튜버들에 대한 고발 조치까지 예고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24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원 게시판을 문제 삼는 것의 핵심은 한동훈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페이스북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제2의 읽씹"이라며 "'읽씹'이든 '당게'(당원 게시판)든, '김옥균 프로젝트'든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고 주장했다.

7·23 전당대회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던 '읽씹' 논란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대표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달했지만, 한 대표가 답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친윤(윤석열)계가 한 대표의 조기 낙마를 모의한다는 내용의 '지라시'다.

당원 게시판 논란을 '읽씹' 논란이나 '김옥균 프로젝트'와 연결지은 것은 이번 사안 역시 한 대표를 겨냥한 정치 공세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 1천68개를 전수조사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동훈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나머지 907개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대부분이 언론사 사설이나 기사, 격려성 글, 단순 정치적 견해 표명 글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위 높은 비방은 드물다는 것이 친한계의 주장이다. 특히 한 대표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동명이인'이 작성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가 쓴 글이 아닌데 한 대표가 글을 썼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이나 한 대표 가족 명의로 대통령 등에 대한 극언을 썼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도 조만간 당 차원에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친한계는 그동안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다소 수세적으로 대응해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이번 논란이 '정치공작'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보는 만큼 수비 모드에서 공격 모드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9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 가족이 글을 작성했는지에 대해 한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변명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밝힐 수 없는 것인지, 밝힐 자신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에겐 간단한 일이 왜 당 대표 앞에선 어려운 일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보도된 전수조사 결과를 보니 더 아득해진다. 그래서 가족이 썼다는 건가. 안 썼다는 건가. 매사에 똑 부러진 한 대표는 대체 어디로 갔나"라고 꼬집었다.

강승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한 후 '당원 인증'을 받아야만 글을 쓸 수 있는 당원 게시판은 한 대표 가족이 직접 썼거나, 그게 아니라면 정부·여당의 갈등을 노린 악의적인 해킹일 수밖에 없다"며 당 차원의 감사 절차와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한핵관(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들을 시켜서 무의미한 변명을 길게 늘어놓지 말고 깔끔하게 가족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이 2주 가까이 이어지자 친한계와 친윤계는 서로 쇄신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신 부총장은 "이재명 유죄 판결로 숨통이 좀 트였다고 쇄신의 골든타임을 걷어차고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한다면, 보수정치는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당원 게시판에 발목이 잡혀 쇄신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성찰을 외면하면 우리 당은 민주당과 무슨 차이가 있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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