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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출근합니다"…야학서 봉사하는 단양군 공무원
기사 작성일 : 2024-12-01 09:00:40

(단양= 김형우 기자 = "제2의 고향이니 보답해야죠"

2019년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충북 단양군의 이주석(36·홍보팀) 주무관은 2020년 1월부터 매주 목요일 1차례씩 지역의 유일한 야학인 '단양야간학교'에서 고등과정 국어교사로 일하고 있다.

무료 봉사라고 해서 수업을 빼먹은 적은 없다.

단양야간학교는 늦은 나이에 공부에 도전하는 이들의 소중한 배움터다.


이주석 주무관(가장 왼쪽)


[이주석 주무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주무관은 이 야학에서 교사로 일하던 공무원 선배의 권유로 야학과 인연을 맺었다.

인구 3만명이 안 되는 소도시에서 꾸준히 학생들을 가르쳐줄 선생님이 절실했는데,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이 주무관이 선배 공무원의 눈에 띈 것이다.

청주 출신인 이 주무관은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쪽에 두고 있던 터라 야학교사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전공 분야지만 수업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국어 과목이 세부적으로는 문법, 문학, 비문학 등 다양한 분야로 이뤄져 있어, 어떻게 하면 늦깎이 학생들을 쉽게 가르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는 "주간에 일을 하고 밤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피곤해하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였다"며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가르칠지를 생각했고, 수업 전에는 하루 1∼2시간씩 유튜브 등을 보며 연구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가르친 늦깎이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을 때면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했다.

단양야간학교는 지난 28일 단양군 성인문해교육지원센터에서 제24회 졸업식을 개최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김문근 군수와 졸업생, 가족, 야간학교 교사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김 군수는 "학교가 꿈을 향한 열정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중한 배움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올해 야간학교에서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한 학생은 2명이다. 이 주무관이 가르친 4명 중 2명이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2000년 개교한 단양야간학교에서 2008년부터 야학교사를 해오다 4년 전 책임자가 된 이승관(44) 교장은 "이 교사는 25명의 야학교사 중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지만, 교사에 총무 역할까지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책임감도 강하고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잘 이끌어가는 훌륭한 교사"라고 말했다.


단양야간학교 졸업식


[단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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