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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장선거 5파전…'강경파' 다수 속 의정갈등 앞날 오리무중(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03 19:00:34

오늘부터 의협 회장 선거 돌입


신현우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제42대 회장 선거를 시작한 20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의협은 이날부터 사흘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선거를 실시한다. 2024.3.20

오진송 기자 =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대표할 차기 회장 선거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대정부 '투쟁'을 강조한 강경파 후보가 다수여서 선거 결과에 따라 의정 갈등 해법 찾기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강희경, 김택우, 이동욱, 주수호, 최안나(성명 가나다순) 등 5명 후보가 등록했다.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이번 선거는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강희경 후보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의정 갈등 국면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3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5명 중 비교적 온건파로 평가된다.

의대 교수로는 10년 만에 출마한 강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지금까지의 의협의 모습이 아닌 의사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인 김택우 후보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지난 2월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의사들의 투쟁을 이끌었다.

'중도'로 평가되는 김 후보는 "의료 농단으로 왜곡된 의료 현장을 바로 잡고 의료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동욱 후보는 경기도의사회 회장을 연임 중인 인물로 올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과 서울시청 앞에서 53차례 '의료농단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강경파'로 평가받는 그는 "회장이 된다면 국정농단 주동자들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고 기필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의사협회장은 누구? 2~3일 후보 등록


이정훈 기자 =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모습. 후보 등록 기간은 2∼3일이고, 3일 최종 후보자가 발표된다. 선거는 내년 1월 2∼4일 치러진다. 2024.12.2

의사 모임인 미래의료포럼 현 대표이자 제35대 의협 회장을 역임한 주수호 후보도 강경파로 분류되며,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주 후보는 "의료계 내부 어느 곳에서라도 전체의 대오를 무너뜨리는 목소리가 나오면 소통과 설득을 통해 잠재우고 모두가 하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내부 단합을 강조했다.

역시 강경파로 분류됐던 임 전 회장 집행부에서 기획이사 겸 대변인을 맡았던 최안나 후보는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협의 입장을 전해왔다.

최 후보는 "정부에 의해 (의대) 교육과 병원, 의료가 어떻게 무너질지 아는 의료 전문가로서 가만히 있는 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의협을 바꾸겠다는 각오와 함께 지난달 29일 뒤늦게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는 내년 1월 2∼4일 치러지고, 과반 득표자가 즉시 회장으로 취임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1월 7∼8일 결선투표를 진행해 당선자가 곧바로 취임하게 된다. 내년도 의대 입시가 대체로 마무리된 시점이다.

강경파 후보가 다수인 가운데 이들 중 누가 의협을 이끌게 될지가 해를 넘긴 의정 갈등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 단체의 탈퇴로 지난 1일 출범 3주 만에 좌초한 상황이라, 의료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의정 대화의 물꼬를 틀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협 회원은 "정부가 의사들에게 영향을 주는 제도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마냥 정부와 대화를 하지 않는 건 굉장히 바보 같은 일"이라며 "차기 의협 집행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합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 내에서는 김택우, 주수호, 최안나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데, 이들 후보 모두 '대화'보다는 '투쟁'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들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정 갈등이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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