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한·미안보협의회의 참석차 출국
(영종도= 김도훈 기자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전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김 장관은 SCM 및 제6차 한·미 외교·국방(2 2) 장관회의를 통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24.10.29
안채원 김철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의 국회 진입 작전과 계엄사령관 임명, 위헌 논란이 빚어진 '포고령 1호' 발표까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장관 직무대리)과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석해 이처럼 증언했다.
우선 김 차관과 박 총장은 모두 김 전 장관 건의로 이뤄진 비상계엄을 3일 밤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발표 이후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 담화 직후 열린 지휘관 회의에서 박 총장에게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이후 김 전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으로부터 지휘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계엄사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했다는 것이 박 총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전국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부터 국회 요구로 계엄령이 해제될 때까지 국방부 청사 지하 통제실에 머무르며 계엄 작전에 대해 세부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계엄군의 국회 진입 작전도 계엄사령관과 논의도 없이 김 전 장관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김 차관과 박 총장은 계엄군 국회 투입 지시를 내린 것은 김 전 장관이었고, 철수 명령을 내린 것도 김 전 장관이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계엄군을) 투입한 것도 몰랐다. 내가 명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조항부터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도 김 전 장관이 계엄사령관에게 전달했다.
김용현이 직접 작성했는지는 불투명하지만, 그가 포고령을 전해줘 시행 시간만 손봐서 그대로 발표했다는 것이 박 총장의 설명이다.
박 총장이 포고령에 위법 요소가 없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지만, 김 전 장관은 "이미 법률적으로 검토를 완료한 사안"이라며 발표를 재촉했다고 한다.
그렇게 발표된 포고령은 첫 번째 항목에서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두고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국회의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과 계엄법을 넘어선 위헌적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회 본관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김주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2024.12.4
국회에 출석한 김 차관과 박 총장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 책임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박 총장은 계엄군 투입과 포고령 등 비상계엄 당시 주요 조치에 대해 "몰랐다"거나 "계엄군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조직이 없었다", "지휘소 구성이 안 돼서 정상적 활동을 못 했다" 등 발언으로 자신이 실질적으로 계엄군을 지휘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 차관도 "이런 계엄에 군 병력이 동원된 것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반대해왔고, 거기에 대해서 부정적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주동자로 지목된 김 전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 질의 직전 윤 대통령의 면직안 재가로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육사(38기)를 졸업하고 중장으로 전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