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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이것' 길어서 스트레스…외모 강박에 고통받는 MZ들
기사 작성일 : 2024-12-06 06:00:28

중안부 관련 유투브 영상 캡처


[유투브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김지수 인턴기자 = "중안부가 길어서 고민이에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A(18)씨는 요즘 고민이 크다. 최근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 자신의 '중안부' 길이가 길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중안부'는 눈썹(또는 미간)부터 코끝까지 지칭하는 용어다.

우울함까지 느꼈다는 A씨는 "화장으로 보완해도 한계가 있어 졸업한 뒤 수술하려고 한다"며 "영상을 보다 보니 내 얼굴의 모든 부분이 단점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중안부 관련 유투브 영상 캡처


[유투브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MZ세대와 청소년 사이에서 중안부 길이에 대한 외모 강박이 심해지고 있다. 중안부의 길이가 긴 경우 얼굴 전체 길이가 길어 보여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각종 소셜미디어(SNS)에는 연예인 사진을 통해 얼굴을 분석하고 중안부가 길 경우 어울리는 스타일링과 화장법을 제시하는 등 외모 강박을 부추기는 다양한 콘텐츠가 양산되고 있다.

중안부가 긴 경우와 짧은 경우를 나눠 개인에게 맞춤 뷰티 컨설팅을 해주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해당 업체들은 개인의 얼굴형과 이목구비, 얼굴 비율 등 모든 부분을 분석해 보완책을 제시해준다. 헤어와 메이크업 컨설팅을 받을 경우 30만원 정도의 비용이 요구되지만, 예약 오픈런을 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중안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안부 긴 거 너무 스트레스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작성자는 "코를 줄일 수도 없고, 장점이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해당 글에는 "나도 그런데 어느 정도 내려놨다", "블러셔를 해라", "거울 볼 때마다 스트레스 받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뷰티 커뮤니티 이용자는 '중안부는 시술로도 답 없겠지'라는 제목의 글에 "시술을 하고 싶지만 부작용 때문에 고민이 된다. 오이 같은 얼굴 어떡하면 좋지"라고 썼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청소년들(15~18세 기준)이 하는 고민 중 외모 고민은 12%로, 학업과 진로 관련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런 외모 강박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에 쉽게 동조되는 것은 자존감과도 연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소년기는 정체감을 생성하는 시기인데 이때는 남과의 비교에 더욱 취약하다"며 "인성과 건강 같은 것들이 결국 더 중요한데 그런 부분들은 변화를 금방 보여줄 수 없으니 SNS상에서 금방 보여줄 수 있는 외모 가꾸기에 집착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스타그램 댓글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재판매 및 DB금지]

'중안부 길이' 잣대는 반려동물에까지 적용되고 있었다.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반려동물 사진에는 "개가 인중이 짧아서 귀엽네요. 근데 중안부가 살짝 길어서 눈과 코 사이가 좀 더 가까웠으면 더 귀여웠을 텐데"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다른 누리꾼은 "뭘 그런 걸 따지나요. 그냥 사랑해줘요"라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토이푸들 같이 중안부 긴 강아지들 안 귀엽지 않아?'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포메라니안이나 말티즈는 중안부 짧고 동글동글해서 귀여운데 토이푸들이 성견 되면 얼굴 길어져서 안 귀여운 것 같아"라며 "그래서 갈색 토이푸들은 한 번도 귀엽다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자 "강아지 고양이들은 못생겨도 귀엽다", "하다 하다 강아지한테까지 중안부 정신병이", "강아지 중안부 따지는 게 신기하다" 등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임 교수는 "'생존자 편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SNS에 올라온 사진들만 보고 자신과 비교하는 심리는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외적인 것에만 몰두하다 보면 건강도 잃을 수 있다"며 "건강이 제일 큰 가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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