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백제 금동대향로'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 김예나 기자 = 백제의 예술혼이 집약된 최고 걸작 '백제 금동대향로'가 특별한 나들이에 나선다.
국립대구박물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오는 7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향의 문화사: 염원에서 취향으로'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옛사람의 일상을 채운 향 문화를 조명한 자리다.
박물관 관계자는 "향은 일상부터 취향, 종교까지 다양한 용도에서 사용됐던 실용품이자 사치품이었고, 종교적 신성함을 담은 물건"이라고 소개했다.
국보 '백제 금동대향로'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각종 향로를 비롯해 사찰에서 의례를 지낼 때 향을 담던 사발인 향완(香椀), 향꽂이, 향을 소재로 한 문헌과 그림 등 총 275건 372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 전시를 가장 빛나게 하는 건 국보 '백제 금동대향로'다.
1993년 12월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현재 부여 왕릉원) 주변의 한 절터에서 발견된 향로는 백제시대의 창의성과 뛰어난 조형성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뚜껑에는 산들이 4∼5겹으로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으며 악기를 연주하는 5명의 악사, 봉황·용을 비롯한 상상 속 짐승, 각양각색의 나무와 바위가 표현돼 있다.
보물 '양산 통도사 청동 은입사 향완'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뚜껑 꼭대기에서 날개를 편 채 힘있게 서 있는 봉황, 활짝 피어난 연꽃을 연상시키는 몸체, 하늘로 치솟을 것 같은 용의 모습 등이 섬세하게 조각돼 있는 점이 압권이다.
백제 금동대향로의 대구 방문은 약 29년 만이라 더욱 뜻깊다.
금동대향로는 1996년 5월 30일 국보로 지정된 직후인 6월에 국보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과 함께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소개된 바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백제 금동대향로가 대구를 찾은 건 1만386일만"이라며 "지역 박물관 가운데 금동 대향로를 두 차례 이상 전시한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향로는 내년 1월 9일까지 34일 동안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에서는 지금은 잊힌 '향 문화'의 면면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기물 표면에 무늬를 새기고 그 틈에 은실을 박아서 장식하는 은입사(銀入絲) 기술이 매우 정교한 경남 밀양 표충사의 청동 향완 또한 주목할 만하다.
보물로 지정된 '양산 통도사 청동 은입사 향완', 경북 직지사 소장 철제 은입사 정형 향로 등 영남 지역 사찰의 문화유산과 비교하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방법이다.
사진 공모전 전시실 모습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합천 해인사의 감로왕도(보물)에 표현된 향 문화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박물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박물관 1층 휴(休) 룸에서 관람객이 찍은 사진 60여 점을 모은 '추억, 박물관 30년 그 어느 날' 전시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석인상, 동자석, 문인석 등 석조 유물을 활용해 단장한 야외 전시장도 공개했다.
특별전은 내년 3월 3일까지 열린다.
옥외전시장 동자석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