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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도 먹을만해요"…교육공무직 파업에 대체식 받은 학생들
기사 작성일 : 2024-12-06 15:00:35

(수원= 최종호 기자 = "맛있는데요? 먹을만해요."

6일 오전 11시 30분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A초등학교 2학년 4반 교실에서 양모 군이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고선 평소 급식에 비해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샌드위치 먹는 학생들


[공동취재]

뒤에 앉은 김모 군은 "급식이 더 맛있긴 한데 샌드위치도 괜찮네요"라고 거들었다.

교육 당국과 임금 교섭 중인 학교비정규직노조·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로 이뤄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날 하루 총파업을 한 가운데 이 학교에서는 급식 노동자 8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 학교에서는 교무실과 행정실 직원 5명은 오전 11시께부터 급식실에 모여 햄앤치즈샌드위치, 오렌지주스, 앙버터가래떡, 초코링요거트로 구성된 대체식을 학년, 반별로 나누어 식탁 위에 올려놨다.

이번 파업 계획이 지난 10월에 발표되자 이 학교는 미리 대체식을 주문해 급식 일정에 반영했고 전날 학부모들에 대체식 제공을 알렸다.

행정실 직원은 "임박해서 대체식을 구하려고 하면 가격이 비싼데 미리 주문하면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며칠 전 주문해놨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평소 급식실에서 식사하지만, 이날은 급식실에서 대체식을 받아 교실로 돌아와 책상에서 먹었다.

급식 노동자들이 자리를 비워 학생 1천100여명이 먹고 남긴 잔반과 쓰레기 처리가 쉽지 않아 각자 교실에서 처리토록 했기 때문이다.


텅 빈 조리실


[촬영 홍기원]

대체식이 놓인 책상들 사이 일부 도시락이 눈에 띄었다.

이모 양은 "빵만 먹으면 배가 안 찰 것 같아서 엄마한테 도시락 싸달라고 했어요"라며 유부초밥과 팝콘치킨이 담긴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한 학부모는 김밥과 음료수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자녀의 교실을 찾기도 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번 파업은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파업 참여는 노동자들의 권한이고 권리이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지역에서는 급식 노동자, 초등보육 전담사를 비롯한 전체 교육공무직 3만7천707명 중 18%에 해당하는 6천923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 참여자들이 속한 학교는 전체 2천731개교 중 49%인 1천330개교이다.

전체 학교 중 1천811개교(66%)에서 급식이 정상 운영됐고 901개교(33%)는 대체식 제공, 19개교(1%)는 급식을 실시하지 않았다.

전체 2천986실의 돌봄교실 중에서는 211실(7%)이 운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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