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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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팀 =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더해 탄핵정국이라는복합 위기에 맞닥뜨린 국내 재계가 내년 사업계획 점검 회의를 잇달아 열며 비상 대응 태세를 강화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데다 최근 비상계엄 여파로 환율까지 치솟는 등 경영 환경이 '안갯속'에 빠진 만큼 위기를 타개할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 삼성·현대차·LG·롯데, 내년 사업회의서 위기극복 머리맞대
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국내 기업들은 내년 사업·투자계획과 자금 조달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잇달아 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재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복합 위기 상황에 처한 삼성전자의 근원적 경쟁력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내년 사업 목표를 공유할 전망이다.
지난 5일 연말 인사를 마무리한 SK그룹도 연초부터 추진해온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구조조정)과 운영 개선에 한층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주 해외 권역본부장회의를 열어 글로벌을 비롯한 권역별 사업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상·하반기 한 차례씩 미주와 유럽, 인도 등 해외 권역 본부장들을 국내로 불러 회의를 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경영진들이 모두 참여해 국내 상황은 물론 환율, 해외 정책 등이 그룹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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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분기에 1번씩 사장단 협의회를 여는 LG그룹은 조만간 구광모 LG그룹 회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 확보와 성장 기반 구축 방안을 모색한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내년 1월에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새해 사업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된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주력 업종인 화학, 유통 등의 부진 타개와 지속 성장 방안을 숙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1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 성장실장의 경영 보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투표가 진행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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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석유화학 등 중장기 여파 주시…건설사 "해외 현장 문의 쇄도"
포스코와 한화, HD현대 등 주요 기업들도 고환율 등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할 계획이다.
이들 그룹의 주력인 철강과 조선, 석유화학은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크게 영향받을 수 있는 산업이다.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도 중장기적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현장에서 지침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많이 있다"면서 "발주처에서 업체를 선정할 때 국가신인도가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에 향후 수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경제 여건에 크게 영향받는 유통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은 비상계엄 선포됐다가 해제된 지난 4일 오전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따른 긴급 점검 회의를 진행했고, 이후에도 대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 자금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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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확실성 커져도 자금조달계획은 예정대로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신중하게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이 냉각될 수 있고, 자산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도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뜩이나 경기 침체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선 기업이 많은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카드를 꺼내 들며 시장 참여자들을 안심시킨 만큼, 기업들은 기존 자금 조달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계엄 해제 직후인 지난 4일 한화생명이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모집 금액의 2배가 넘는 자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이라 회사채 발행 등 올해 필요한 자금 조달을 대부분 마무리 지었고, 정부의 유동성 공급 조치도 있어 당분간 기업 자금 조달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장하나 권혜진 김윤구 전성훈 김보경 김아람 이슬기 기자)